스마트폰의 빠른 확산으로 애플리게이션(Application; 응용프로그램)이 높은 인기를 끌자 앱 개발에 나서는 1인 창조기업이 늘고 있다.
1인 창조기업이란 지식서비스업 및 제조업 분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 전문지식, 지식재산권을 사업화하는 프리랜서와 개인사업자를 말한다.
현재 애플의 앱스토어에는 23만여개,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10만개가 등록돼 있다. 국내 티스토어에는 5만개의 앱이 등록돼 있는데, 이를 개발한 개발자만 해도 1만7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같은 앱 개발자의 증가는 스마트폰의 빠른 확산에도 이유가 있지만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함께 이루어진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청은 1인 창조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SK텔레콤과 KT 등 통신사들도 앱 개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지원센터 운영에 나서고 있다.
1인 창조기업은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실업 해소에도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회 역시 법안까지 만들며 가며 1인 창조기업 육성을 거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앱 개발 열풍과 1인 창조기업 지원을 긍정적 시각으로 보면서도 실질적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거세지는 1인 창조기업 열풍
“미국의 컴퓨터 회사 델(DELL)도 처음에는 기숙사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창업주가 홀로 컴퓨터를 조립해 팔면서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죠. 저도 1인 창조기업을 통해 델과 같은 회사를 세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S대학교에 다니는 박 모씨는 앱 개발 1인 창조기업을 설립,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열풍으로 박씨와 같이 앱스토어에 콘텐츠를 올려 수익을 올리는 1인 창조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드림위즈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앱 개발 업체는 647개에 이르는 등 스마트폰 확산에 따라 많은 젊은이들이 앱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IT엔지니어 분야의 1인 창조기업은 1만2000개에 이르고 있는데, 중기청은 오는 2012년까지 앱 분야 1인 창조기업만 1만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동선 중소기업청장은“최근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이 등장하면서 젊은이들의 앱 개발 시장 진입이 늘고 있다”며 “이 분야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1인 창조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이어“1인 창조기업은 국가적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특히 앞으로 지식기반 서비스산업 분야의 성장은 1인 창조기업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영세 규모와 취약한 수익구조
1인 창조기업이 뜨고 있지만 성공까지는 쉬운 길이 아니다. IT 기술의 변화가 빠르고 이에 따른 수익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앱 개발 능력만으로는 수익을 얻기 어려운 만큼 대기업과의 협력에도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실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1인 창조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대기업은 1인 창조기업을 파트너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기청에 따르면 올해 모태펀드를 조성한 벤처투자조합 중 모바일 앱 개발사에 투자한 경우는 단 1건, 액수로는 15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올 전체 투자금액의 0.21%에 불과한 수치다.
벤처업계에서는 투자업계의 이같은 외면이 모바일 앱 기업의 영세한 규모와 취약한 수익구조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모바일 앱 기업이 수익을 내는 경는 유료 다운로드와 유료 아이템 거래, 그리고 모바일 광고 등 크게 세가지.
서울에서 1인 창조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권 모씨는“모바일 웹 기업이 유료 다운로드로 의미있는 수익을 올리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유료 다운로드를 기대하지만 앱스토어 상위에 랭크되는 것은 하루, 길어봐야 1~2주일이라며 기업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는 아니라는 게 권 씨의 설명이다.
권 씨는 점포 등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증강현실 관련 앱 개발에 성공해 월 1000만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3개월이 지나면서 매출이 거의 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성장 위해 체계적인 지원 필요
앱 개발에 관심이 높은 SKT와 KT 등 통신사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제공과 지원센터 운영에 나서고 있다. KT는 최근 서울 서초사옥에서 1인 창조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일자리 창출 공동지원 협약식을 맺고 1인 창조기업이 기업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통신과 사무환경을 갖춘 '모바일 특화 비즈니스 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SKT도 ‘SKT 아카데미’를 설립해 전문 개발자 양성 및 모바일 앱 개발 지원, 그리고 테스트베드 구축 등의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앱 개발자나 벤처기업이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외국의 경우 경영 컨설팅 등 다양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우리나라도 1인 창조기업이 중소기업으로 커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 역시“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앱 개발자들이 거품으로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앱 기업 육성을 위한 수동적인 지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인 창조기업 육성법 발의한 정태근 의원
정태근 의원(한나라당)은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IT 등 지식서비스업에서 1인 창조기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특화된 ‘1인 창조기업 육성법’을 대표 발의했다. 1인 창조기업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국회도 발벗고 나선 것.
법안은 1인 창조기업의 규모가 커지더라도 기업 합병(M&A) 등의 사유가 아니면 3년 동안 1인 창조기업의 지위를 유지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중소기업청은 1인 창조기업 교육훈련, 1인 창조기업과 중소기업의 공동 기술 개발, 아이디어 사업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함께 1인 창조기업으로부터 지식서비스를 받는 자에 대해 서도 지원사업을 할 수 있다.
아울러 관련단체는 1인 창조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관련 기술 및 인력의 국제교류, 국제행사 참가 등
을 도울 수 있으며 성공사례 발굴, 포상 및 홍보, 포럼, 세미나 개최 등을 추진할 수 있다.
정 의원은 “1인 창조기업의 경우 창의적인 지식 및 기술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며 법안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1인 창조기업 육성법 상정을 시작으로 개인의 창의성이 중시되는 업종에서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도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안에는 강창일, 권성동, 김낙성 등 20명의 의원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