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고효율 녹색바람 거세다

입력 2010-11-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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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데이터센터, 고집적 에너지 감소

삼성전자 그린메모리 사용이 뒷받침

LG디스플레이 부품 수 줄여 원료물질 저감

전자산업에도 녹색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환경에 유해한 물질 사용을 줄이는가 하면 기존의 공정 효율을 높여 소비 전력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 또한 향후 기술 개발의 방향 역시 녹색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전자업계에 녹색 바람이 부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점 외에도 소비전력을 줄여 제품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신회사 KT는 정보를 저장하는 데이터센터의 통합을 통해 소비 전력을 줄여 나가고 있다.

KT는 기존 8개의 데이터센터 중 1곳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충남 목천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의 통합을 준비하고 있다.

서정식 KT 클라우드 추진본부 상무 “KT가 데이터센터에 사용하고 있는 부지의 2400평을 줄이고 데이터센터의 집적도를 높여 사용하는 서버를 줄임으로써 소비전력을 대폭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버를 통합하는 소형화·고집적을 통해 소비전력을 줄이고 운영 비용을 감축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KT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왔다.

서 상무는 “KT가 쓰는 전력량은 제주도 전체에서 쓰는 것과 맞먹는데 이 중 90%가 데이터센터 운용에 들어간다”며 “전력 및 냉각 방식의 효율화 등을 통해 서보 대수를 기존의 7분의 1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11.3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전동수 반도체사업부 부사장이 지난 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삼성전자의 친환경 그린 메모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날 열린 포럼에는 KT, HP 등이 참석해 친환경 소비전력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방안들에 대해 교감을 이뤘다.(삼성전자)
KT의 이러한 시도를 가능케 한 데는 삼성전자의 그린 메모리가 뒷받침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운영 중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것은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반도체다. 여기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서도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개발한 D램 반도체인 30나노급 4기가비트(Gb) DDR3는 기존 제품에 비해 최고 86%까지 전력 소모를 줄였다.

또한 공정 미세화를 통해 서버가 가동될 때의 온도도 대폭 낮췄다. 그만큼 열을 식히기 위해 전력도 줄어들게 된다. 서버 96기가바이트(GB)를 기준으로 77.1˚C에서 48˚C까지 감소시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정을 미세화해 필요한 제품 수를 줄이고 열 발생을 감소시켜서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었다”며 “제품의 성능을 높인 점도 같은 양의 정보를 처리하는 시간을 단축시켜 결과적으로 소비전력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소비 전력을 낮춘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그린 메모리는 친환경 뿐 아니라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란 것을 홍보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지 인식이 부족해 단 기간에 많은 돈을 투자해 설비를 친환경으로 고치는데 주저하는 업체가 많은데 장기적으로 그린 메모리가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유해 물질을 줄여 친환경 공정을 실현하는 기업도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등 디스플레이 생산 업체인 LG디스플레이는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브롬(Br), 염소(Cl) 등의 할로겐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공정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개발한 ‘할로겐 프리’LCD를 통해 소각시에도 환경호르몬이 발생하지 않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는 평가다.

부품을 최소화하는 설계로 근본적으로 원료 물질을 적게 사용하는 기술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2005년 이래로 37인치, 32인치 TV용 제품에 사용되는 백라이트 램프 수를 10% 저감했다. 구동회로에 들어가는 부품은 30%나 줄였다.

LG디스플레이는 이러한 친환경 기술개발 노력은 지난 7월 국제연합(UN)으로부터 온실가스의 주범으로 꼽히는 육불화항(SF6)을 감축하는 청정개발체제(CDM) 사업 승인을 받는 결실을 낳았다. 이번 승인은 LCD 분야에서는 세쳬 최초다.

LG디스플레이는 100억원을 투자해 경상북도 구미 공장에 육불화항 저감설비를 구축했으며 설비를 통해 연간 50만톤 규모의 탄소배출권 확보를 예상하고 있다.

육불화황은 LCD 패널 표면에 증착된 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에 사용되는 기체로 지구온난화지수가 이산화탄소의 2만배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LG디스플레이는 향후 구미6공장 CDM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파주7공장 등으로 사업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결국 구매자들도 저전력 친환경 제품을 원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용 후 최종 폐기 시 재활용률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중 지열시스템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내 지열 시장은 2008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약 2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2007년 말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진출한 이래, 09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주활동을 강화했고 올해는 지난해대비 약 40% 의 수주금액 신장을 목표로 고속성장을 이뤄간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한 성과로는 서울 어린이대공원은 식물원의 사무 공간 및 유리온실 전체에 냉난방 리모델링 사업을 실시해 구형 보일러를 지열히트펌프로 교체했다. 교체 후 기존 대비 약 70% 이상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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