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뷰-포인트] 지식재산 강국으로 가는 길

입력 2010-11-09 12:47 수정 2010-11-09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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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윕스 대표 이형칠
우리나라에서 한해 출원되는 특허의 수는 약 30여만건으로 독일, 일본, 미국의 뒤를 이어 전세계적으로 4위에 해당한다. 지난 1977년 특허청 개청 이래 30년 만에 IP ‘톱 5’로 불리 우고 있으니, 참으로 비약적인 발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매년 약 5조원의 로열티를 선진국에 지불하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 또한 세계 5위권에 드는 불명예도 동시에 안고 있다. 우리나라의 특허경쟁력이 그동안 양적 성장에 기인한 것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연구개발 경쟁력을 토대로, 질 높은 특허의 창출과 활용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허청을 비롯한 과학기술계 전반에서 기술경쟁력의 향상과 더불어 강한 특허를 만들기 위한 여러 시책과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전세계의 특허출원 및 권리화에 대한 특허정보의 활용도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특허정보는 특허출원에서 등록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로, 이를 잘 활용하면 선행기술조사를 통한 중복연구 투자 방지, 새로운 아이디어의 발굴, 경쟁사 분석 등 기술 및 경영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정보를 생산해 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세계 각 국의 특허청은 특허정보를 두 가지 형태로 국민에게 보급한다. 하나는 인터넷을 통한 열람서비스이며, 또 하나는 데이터 제품으로 유통시키는 것이다. 또 특허DB서비스, 조사, 분석, 기술평가, 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토대로 한 지식재산서비스산업도 발전단계에 올랐다.

이중 특허DB서비스산업은 특허청에서 유통시키는 데이터 제품을 구매하여 데이터를 정비하고 표준화하여, 수요자들에게 고부가치 정보를 생산해 낼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으로, 지식재산서비스산업 중에서도 인프라에 해당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분야별, 업종별, 활용수준별로 특화된 서비스가 시장에 존재해야 국민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

특히 해외 서비스와 비교하여 데이터의 양적, 질적인 측면, 편의 기능의 수준 등을 비교하면 국내 업체들의 서비스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국내 업체들의 기술개발 수준도 문제지만, 특허청에서 보급하고 있는 데이터 제품의 질과 다양성도 문제다.

미국, 일본, 유럽의 특허청에서는 특허공보 상의 기본정보 뿐 아니라 특허의 심사과정에서 생성되는 정보와 권리변동, 소송에 관한 정보 등을 데이터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 특허청의 데이터 제품은 특허공보상의 기본정보가 전부이다.

데이터 제품의 다양화는 국민들의 세분화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4위의 출원대국이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온라인 검색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 견주어 볼 때, 특허청의 데이터 제품 보급수준과 국내DB서비스업체들의 서비스 수준은 조금 허망하다.

그래도 10년이라는 세월을 거치면서 특허DB서비스산업은 자연스럽게 구조조정 되고 있고, 현존하는 업체들은 그나마 나름의 경쟁력을 가지고 넓은 세계 시장의 틈새를 노리고 있는 중이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으며, 출원의 증가와 함께 새로운 기술과 상품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지금이 진정으로 우리나라가 출원강국이 아니라 지식재산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 단계 올라서야 하는 시기다.

진정한 지식재산 강국의 길로 가기 위해 특허청은 민간 산업부문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신뢰성과 표준화, 데이터 제품의 다양성에 좀더 많은 재원을 투자하고, 민간 DB서비스업체는 다양한 수요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역량을 집중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지식재산을 창출하고 활용하는 산업부문에서는 특허출원에서 사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특허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우수한 특허의 창출과 적극적인 특허권의 활용을 위한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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