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을 노리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최대난적인 대만과의 경기를 앞두고 긴장된 모습이다.
야구 대표팀은 13일 오후 7시(한국시간)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야구장에서 대만과 B조 순위전을 펼친다. 14일 홍콩, 16일 파키스탄과 조 순위전을 가진 뒤 18일에는 조 상위 2팀이 진출하는 4강 경기를 치르게 된다.
한국은 대만에 지더라도 4강에는 무난하게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과 파키스탄의 전력이 한국보다 크게 떨어져 조 2위는 쉽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만과 경기는 한국에 단순한 기선 제압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대만과 경기 결과에 따라 4강의 상대가 사실상 결정되기 때문이다.
A조에서는 객관적인 전력에 비춰볼 때 일본이 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B조에서 1위를 차지하면 일본을 피해 다소 약한 중국 등과 승부를 겨룰 수 있다.
한국이 일본과 경기 여부에 이처럼 민감한 것은 사회인 야구 선수 위주로 구성된 일본의 전력이 예상보다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조범현 야구 대표팀 감독은 10일 광저우에 입성하면서 “일본 대표팀이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와 경기에서 15점을 뽑으며 이겼다고 한다. 일본의 실력이 대만보다 한 수 위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국으로서는 첫 경기인 대만을 반드시 이겨야 결승에 무난하게 안착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은 셈이다.
그러나 대만과 경기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던 ‘국가대표 에이스’ 류현진(23)이 아직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한 점이 부담이다.
조 감독은 “류현진이 아직 페넌트레이스 때의 페이스를 회복하지 못한 점이 걱정”이라고 우려하면서 “그래도 실제 경기에서는 긴장하면 잘 던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류현진을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은 대부분 정상 컨디션을 찾았다. 특히 추신수(28·클리블랜드), 이대호(28·롯데), 이종욱(30·두산) 등 중심 타자의 타격 감각이 살아났다.
여기에 해외파 간판 타자 김태균(28·지바 롯데)이 프로야구 일본시리즈를 우승으로 이끌고 합류해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이에 맞서는 대만은 해외파가 12명이나 될 정도로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 대만시리즈에서 우승한 슝디 엘리펀츠는 이달 초 SK 와이번스와 챔프전에서 1승1패를 나눠 가질 정도로 대만 야구는 급성장했다.
특히 내야를 책임진 대만 프로야구 출신 ‘4인방’이 공격의 핵으로 꼽힌다. 올해 타율 0.357을 쳐 수위 타자에 오른 펑정민(슝디)를 비롯해 장타이산, 린이취안(이상 싱농), 린즈성(라뉴) 등이 중심 타선에 포진될 전망이다.
여기에 포수 가오즈강(퉁이)과 미국 프로야구 시애틀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외야수 로궈후이, 흥농의 장젠밍 등이 경계해야 할 타자로 꼽힌다.
투수 중에서는 양젠푸(싱농), 황즈룽(요미우리), 판웨이룬(퉁이) 등이 국제무대에서 한국 타자와 자주 상대한 선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