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트렌드] 럭셔리 옷감의 혁명...연꽃으로 재킷 만든다

입력 2010-11-1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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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벌당 600만원 호가...통기성·구김방지 등 실용성 갖춰

▲로로피아나의 연꽃 섬유로 만든 재킷. 로로피아나는 연꽃 뿌리로부터 섬유를 만드는데 노동집약적 과정을 필요로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연꽃 섬유로 재킷을 제작하고 있다.
옷감에도 혁명이 일고 있다. 럭셔리 원단 브랜드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로로피아나가 연꽃 소재 재킷을 내놨다.

미얀마산 연꽃으로 만든 실을 손으로 정성스럽게 짠 로로피아나 재킷의 가격은 5600달러(약 618만원)에 달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재킷은 눈으로 보기에는 리넨 또는 실조직 등이 성긴 뻗뻗한 생사 소재 느낌이지만 촉감은 매우 부드럽다.

피에르 루이지 로로 피아나 회장은 “가을 내내 이 재킷을 입고 지냈다”고 말했다.

이 재킷은 루이지 회장이 등산시 즐겨입는 캐시미어 소재의 재킷에 비하면 그다지 따뜻하지는 않지만 리넨과 같이 구겨짐이 없다.

얼룩이 쉽게 지워진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이 재킷은 통기성도 갖추고 있어 혁신적인 옷감으로 로로피아나의 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루이지 회장은 현미경으로 연꽃 섬유를 관찰한 결과 스폰지와 같은 초소형 구멍들로 가득차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연꽃은 연못에서 자라는 수련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분홍색과 흰색의 꽃은 아시아 지역 일부 국가에서 신성시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재킷은 미얀마 인레호수 인근의 수상 과수원에서 재배되는 연꽃 뿌리로 만들어졌다.

인레호수 인근은 연꽃 소재 실로 옷감을 짜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족경영으로 유명한 로로피아나는 루이지 회장과 형인 세르지오 회장이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세르지오 회장은 요트와 스키를 즐리며 럭셔리 삶을 누리고 있는 반면 루이지 회장은 호주에서부터 히말라야 산맥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오지를 누비고 다니며 양모와 캐시미어 등 참신한 섬유를 찾아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로로피아나 공동 회장인 피에르 루이지(왼쪽)와 형인 세르지오 로로 피아나(오른쪽).

루이지 회장은 연꽃 섬유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 지난 2월 미얀마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4일간의 방문 기간 동안 연꽃 실로 짠 원단 1m에 3만2000개의 연꽃 뿌리가 사용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로로피아나는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연꽃 섬유로 만든 스카프와 재킷 20벌 이상의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루이지 회장은 “향후 3년내 연꽃 재킷 300벌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고객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으로부터 저가로 들여오는 양모나 캐시미어 섬유에 맞서기 위해 로로피아나는 안데스 산맥의 라마에서 얻어지는 비큐나, 베이비 캐시미어 등 최고급 천연 섬유를 도입했다.

로로피아나는 스웨터 한 개를 만들기 위해 내몽고 고원지역에서 사육되는 19마리의 어린 캐시미어 염소의 털을 사용한다.

비큐나 스웨터와 재킷의 가격은 2500~1만8000달러 정도로 고가이지만 전세계 139개 로로피아나 매장에서 인기리에 팔려나가고 있다.

현재 지역별 고유 특색의 직물로 만든 의류들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의복은 면, 리넨, 명주실, 양모, 화학 섬유 등 친숙한 소재들로 제작되고 있다.

필리핀 정도가 파인애플 섬유 조직으로 블라우스를 만드는 전통을 잇고 있다.

스칸디나비아어를 사용하는 국가들은 날카로운 쐐기풀로 리넨과 비슷한 섬유를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 뉴욕주립대 산하 패션 전문학교인 패션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FIT)의 데지레 코슬린 교수는 “일본의 일부 기모노는 특별히 연하게 재배된 바나나 나무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누에고치보다는 거미줄에서 명주실을 뽑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런 전통적인 소재로 직물을 짜는 기술로는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점이다.

코슬린 교수는 “바나나 섬유가 함께 꼬아서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공들여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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