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옵션만기 매물 폭탄에 급락한 증시 향방은

입력 2010-11-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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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급락 상황 추세적 현상 아냐 의견 다수...12일 반등강도에 따라 판단해야 신중론도

국내 주식시장이 11일 옵션만기일을 맞아 외국인의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 폭탄에 급락하면서 1910선으로 힘 없이 밀려났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추세적 현상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으나, 12일 시장의 반등 강도에 따라 향후 장세를 판단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대두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1일 현재 전일보다 53.12포인트(2.70%) 떨어진 1914.7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이날 1976.46까지 오르며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으나 장 막판 외국인의 프로그램 매물 폭탄에 급락했다.

이날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역대 최대인 1조3389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쏟아냈다. 또한 프로그램 매매 역시 순매도 금액은 9313억원, 차익거래 순매도 금액은 1조8041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날 현물 시장의 외국인 매물은 프로그램 매매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11월 옵션만기일을 맞아 외국계 증권사인 도이치뱅크 창구를 통해 대규모 매수차익잔고 청산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정확한 경위를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옵션만기 쇼크가 추세적이라기 보다는 옵션만기 이벤트에 따른 것으로 지수는 본래 위치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익거래에서 1조8000억원과 비차익거래에서 8000억원, 현물시장의 외국인 매물 1조3000억원 매물을 보면 외인 매물은 전부 프로그램 매물로 매수차익잔고 청산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외국인의 국내 시장에 대한 전체 뷰(전망)이 바뀌거나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이 보통 옵션만기 보다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 금일처럼 대규모 매도세를 보이곤 했다"며 "10월 옵션만기때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연말 배당수익률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점과 환율이 더 이상 내리면 추가 환차익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속내에 좀 성급하게 물량을 털어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옵션만기일을 맞아 매수차익잔고 청산을 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러한 사태가 계속될거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옵션만기 효과에 따른 것으로 전체적인 시장에 대해 걱정할 거리는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이날 급락은 일부 외국계 자금의 차익거래로 판단되고 시장베이시스 복귀와 아시아 증시 상승을 감안하면 지수는 복귀한다고 판단돼 단기적인 상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청산 물량이 예상보다 컸던 것은 설명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단일 창구에서 모두 쏟아진 것으로 보아 청산시기를 저울질하다 만기일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그동안 누적해놨던 대규모 매수차익잔고를 일시에 청산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그동안 시장에 부담이었던 매수차익잔고를 모두 청산한 것으로 향후 증시에는 나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좀 더 신중한 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일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인위적으로 강세를 이끈 점이 있었는데 금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매도물량을 내놓은 부분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민 팀장은 "이번 외국인 매도물량에 대해 급하게 판단을 내리기보다 내일 오전 반등 강도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면서 "반등 강도가 의미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경우, 즉 어설프게 반등하거나 하락할 경우 당분간 조정장세로 장이 바뀔 가능성이 높으며, 그동안 외국인이 수급 주체로 움직였는데 의미 있는 반등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외국인이 그동안 순매수에서 발을 빼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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