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여사(65)가 13일 7년 만에 석방되면서 앞으로의 정치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수치 여사 자택 주변의 바리케이드를 철거한 뒤 수치 여사에게 석방 사실을 통보했다. 수치 여사의 석방은 미얀마 군사정권이 지난 7일 20년 만에 총선을 실시한지 일주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수치 여사는 지지자 1000여명의 환영을 받으며 옛 수도인 양곤 시내에 있는 자택 밖으로 나온 뒤 “차분하게 대화를 나눠야 할 시기다. 국민 전체가 화합해서 노력해야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치 여사는 이날 자신이 이끄는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를 방문, 당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일정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1989년 첫 가택연금 조치를 당한 수치 여사는 1995년 풀려난 뒤 비폭력 민주화 운동을 이어갔고 수치 여사의 활동에 위협을 느낀 미얀마 군정은 2000년 그를 다시 가택 연금했다.
수치 여사는 2002년 가택연금이 해제됐으나 2003년 또다시 가택연금 조치를 당한 뒤 매년 연금조치가 연장되는 등 최근 21년 동안 15년 동안을 구금상태에서 지내왔다.
수치 여사는 1945년 미얀마 독립의 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로 태어나 인도와 영국, 미국 등에서 교육을 받은 뒤 1988년 모친이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귀국했으며 군정이 시위대에 무차별 발포하는 것을 목격하고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수치 여사의 NLD는 1990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으나 군정은 정권 이양을 거부했다. 수치 여사와 NLD는 지난 7일 실시된 총선을 불공정 선거로 규정하고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총선에서는 군정의 후원을 받은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전체 의석의 75% 가량을 차지하며 압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야당 주요 인사들의 출마를 원천봉쇄하는 등 불공정 선거로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