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ㆍAPEC 폐막...엇갈리는 한ㆍ일 리더십 평가

입력 2010-11-15 09:29 수정 2010-11-1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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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리더십 강력했다ㆍ간 총리는 대본에 충실"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요코하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등 동북아시아를 무대로 한 세계 정상들의 외교 무대가 14일로 막을 내렸다.

이번 G20과 APEC 정상회의에서는 각각의 회의를 주최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일본 간 나오토 총리의 외교능력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G20 정상회의는 신흥국과 개도국의 관심사인 금융안정망과 개발 이슈에 대해 첫 성과를 냈고 2008년 11월 1차 G20 정상회의 때부터 뜨거운 관심사였던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개혁도 확정지었다.

이러한 성과들은 G20 정상회의에 대한 글로벌 조정위원회로서의 무용론을 불식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12일 저녁 G20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셰르파(교섭 대표) 여러분들께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각국 실무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 대통령이 11일 업무 만찬을 주재하면서 G20 정상들에게 경제 성장을 위한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정상들이 조금씩 양보해 G20을 국제 공조의 장으로 만들자고 설득에 나섬에 따라 재무차관들의 밤샘 협의에서 환율 문제 등을 포함한 핵심 쟁점에 대한 의견 접근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협상 결과가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밤샘 협상까지 요구한 이 대통령의 모습에 ‘글로벌 코리아’를 목표로 한 야심이 묻어났다는 것.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멕시코 정부 관계자는 “잔소리가 많은 만큼 이 대통령의 끈기에 두 손을 든 면도 없잖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간 총리에 대해서는 APEC을 무난하게 이끌었지만 이 대통령 같은 강력한 리더십은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정상들은 역내 성장전략과 무역자유화 촉진 방안을 담은 ‘요코하마 비전’을 발표했다.

정상들은 APEC 정상회의 출범 2년째인 지난 1994년 제시한 '보고르 목표'인 무역ㆍ투자의 자유화에 APEC이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 달성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의장국인 일본은 중국ㆍ러시아와의 영토 갈등으로 인해 의제를 밀어 부치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

성장전략의 수치 목표 설정에 실패한데다 지난해 싱가포르 APEC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자유무역권을 APEC 전체로 넓혀 지역경제 통합을 구체화한다'는 구상 부응에도 실패했다.

다만 경제 통합의 경우 미국 주도로 움직이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는 탄력을 받게 됐다.

간 총리는 이번 회의 주제를 위해 2주 동안 10시간이나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APEC을 마친 후 간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의 성과를 과시했지만 현지 언론들은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무사히 연기를 마쳤다는 평가만 내렸다.

이유는 영토안보 외교에 치중하는 바람에 아태지역 경제협력이라는 본질적인 주제는 뒷전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라는 것.

간 총리의 외교는 9월 중국 어선과의 충돌 사건이 발발한 2개월동안 대중 관계 회복에 주로 쏠려왔다. 러시아와는 북방영토 문제를 둘러싸고 긴장관계가 이어졌다.

러중과의 관계회복이 급선무였던 간 총리에게 APEC 의장국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역부족일 수 밖에 없었다.

다만 간 총리와 이 대통령의 영향력이 국제 무대에서 대조를 보였어도 승자와 패자를 논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G20 회의에서 강한 리더십을 발휘했지만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상(FTA)에서는 “G20 전에 결론을 내겠다”는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

G20과 APEC의 막은 내렸지만 한일 정상은 각각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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