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탭 3년 약정 괜찮나

입력 2010-11-15 11:00 수정 2010-11-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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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병행·교체주기 짧아 소비자 부담...기업중심 판매 예상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이 14일 SK텔레콤을 통해 국내에 첫 출시되면서 본격적인 태블릿PC 시장이 열렸다. 그동안 궁금증을 자아냈던 요금제와 할인 폭 등이 공개되면서 소비자들의 실질구매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당초 예상했던 가격보다 높게 책정된 갤럭시 탭의 요금제로 인해 구매 부담이 뒤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년 약정 계약이 소비자들에게는 일종의‘노예계약’이라는 인식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큰 것.

SKT에서 내놓은 요금제를 보면 매달 기본료 5만5000원의‘올인원55’에 가입해 3년(36개월) 약정 계약을 하면 갤럭시 탭 단말기는 월 1000원씩 3만6000원을 내야 한다. 매달 기본료가 6만5000원인‘올인원65’에 가입해 3년 약정하면 단말기를 공짜로 가져갈 수 있다. 갤럭시 탭의 출고가가 99만55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데이터 사용량이 많고 휴대폰 없이 갤럭시 탭으로 사용한다면 큰 무리가 없는 가격인 셈.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3년이라는 약정이 부담스러운 조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단말기 교체 주기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3년간 갤럭시 탭 하나만 써야 한다는 게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 대부분 가입자가 휴대폰과 병행해서 사용하겠다는 의사가 높은 만큼 통신비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14~15일 수도권 내 일부 매장에서는 구매 의사를 밝힌 소비자들이 비용을 더 부담하더라도 2년 약정을 하겠다는 문의가 많았다는 게 판매업자들의 얘기다. 이에 따라 아예 3년 약정을 가입 상담시 권유하지 않는 매장도 있는 상태다.

SKT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3년 약정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보여 2년 약정으로 유도하고 있다”며“2년 약정 권유시 갤럭시S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하면 그나마 관심을 갖는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태블릿PC는 휴대폰과 달리 위약금 부분에 있어서도 3년 약정이라는‘족쇄’로 인해 쉽게 기기를 바꿀 수 없다. 이에 따라 비슷한 기기로 분류되는 PMP, MP3, PDA 등과의 경쟁력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구매 부담으로 인해 태블릿PC 시장이 개인보다는 기업 중심으로 판매망이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SKT에서도 음성 등 통화는 기존 휴대폰을 이용하고 모바일 데이터용 단말기로 갤럭시 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을 것에 대한 대비를 고려하고 있는 상태다.

기업의 경우 3년 이상 장기적으로 차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류, 교육, 유통 등 모바일 오피스용 기기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SKT가 갤럭시 탭 출시와 함께 태블릿PC 기반의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지원하고 SFA(Sales Force Automation), FFA(Field Force Automation) 등 교육 및 기업용 솔루션을 축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착수한 것도 이를 뒷받침 해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태블릿PC 자체가 고유 영역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기와 같은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이를 감안할 때 3년 약정제도는 시장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단말기 교체 주기가 빠른 상황에서 3년 약정이 개인 소비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은 약정 조건이 초기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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