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넉달만에 기준금리를 올렸다. 그런면서 김중수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에도 현재 정책금리 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은은 16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2.5%로 상향 조정했다. 단 금융기관의 중소기업대출 취급유인이 강화되도록 총액한도대출 금리는 현 수준인 1.25%를 유지하고 결정했다.
그동안 금통위는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발생 이후 5.25%이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2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2.00%까지 낮춘 뒤 16개월동안 동결하다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후 8~10월 3달 동안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해왔다.
이번 금리 인상은 채소값이 급등하면서 농산물가격을 중심으로 소비자물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8월 2.6% 수준에서 9월 3.6%로 껑충 뛰어올랐고 10월에는 4.1%를 기록했다. 특히 농산물 가격 상승률이 12.3%에서 32.7%로 오른데 이어 지난달 37.0%까지 치솟았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소비자물가가 농산물가격을 중심으로 4.1%로 높아졌다"면서 "경기상승이 이어지고 국제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물가가 오른 것을 확인하고 금리를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한달 한달 물가를 보고 금리를 결정하지 않는다"며 "물가 상승 추세를 보고 적절한 타이밍과 함께 여러가지 사항을 함께 고려한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서 '금융완화'라는 문구가 빠진 것에 대해 "현재의 정책 기조는 금융 완화 기조"라면서 "이 문구가 빠졌다고 해서 앞으로 추가 인상을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내외 여건이 준비될수록 우리도 이에 뜻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해 추가 금리 인상의 여운을 남겼다.
김 총재는 유럽과 신흥국 등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회복 추세에 있다며 미국의 양적완화가 줄 효과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환율 전쟁이란 단어가 쓰이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서울 선언문을 통해 양적완화로 신흥국의 자금시장을 교란할 우려가 적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금리 인상이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에 대해 자본유출입 규제가 작용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금통위원들이 어떤 변수를 염두해두고 결정했는지 말할 수 없다"면서 "일반적으로 그런 점들도 고려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