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M&A 혼돈 속으로

입력 2010-11-17 11:4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추진' 후폭풍

하나금융그룹이 우리금융 대신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면서 금융권에 ‘하나금융발(發)’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선두권에서 뒤쳐져 있던 하나금융지주가 우리금융과의 합병과 외환은행 인수 중 하나를 선택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선두권 경쟁이 다시 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지각변동이 최종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에 대해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독자생존을 모색해 왔지만 하나금융의 인수전 참여가 불발될 경우 민영화 계획 자체가 좌초될 수도 있다. 또 그동안 인수합병(M&A)에 거리를 둬왔던 KB금융이나 신한금융이 참여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하나금융 인수대금 마련이 관건= 금융업계에선 하나금융이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융 김종열 사장은 지난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하나금융이 M&A 등을 위해 내부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2조원 가량 된다”며 “내부조달 금액은 최대 3조5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지만 이중 레버리지 제도를 감안하면 최대 2조원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금융지주사의 자기자본 대비 자회사 출자가액의 비율인 이중레버리지비율을 1등급인 120% 미만에서 2~3등급인 150% 미만까지 낮추면 동원할 수 있는 금액이다.

결국 하나금융은 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당국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국제적으로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인 SIFI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내셔널 SIFI라고 할 수 있는 하나금융이 레버리지비율을 1등급에서 2~3등급으로 낮출 경우 금융당국의 승인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하나금융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최대 2조원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주주와의 협의도 필요하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최대 5조원까지 마련해야 론스타와 협상이 가능하다”며 “현재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인수를 위한 자금모집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외환은행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암초 만난 우리금융 민영화…KB금융 구원투수 나설까=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이 그동안 민영화 예정인 우리금융 M&A에 눈독을 들여왔지만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될 경우 우리금융 지분 매입 계획을 포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정부가 추진 중인 우리금융 매각구도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인수 주체를 찾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우리금융 측이 추진하는 대로 과점주주 4, 5곳으로 구성되는 컨소시엄에 매각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도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점주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작업에 만만치 않은데다 정부가 그동안 우리금융 매각의 전제조건으로 복수 후보간 경쟁입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던 것.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유효 경쟁입찰’을 강조해 왔다”면서 “하나금융이 중간에 빠지면 지방은행을 제외한 우리금융 매각이 유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자본력을 갖춘 KB금융그룹이 우리금융지주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린다.

지난 6월 어윤대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은 그동안 지배구조를 둘러싼 혼란과 지지부진했던 은행 구조조정 문제를 예상보다 빠른속도로 해결하면서 덩치경쟁에 합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또 금융권은 KB금융의 약점으로 평가돼 왔던 증권 등 비은행 금융회사나 해외 금융회사에 대한 M&A 움직임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어 회장이 그동안 국내 금융시장에도 세계 50위권 내의 글로벌 금융회사(메가뱅크)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이를 위한 대형 은행 간 합병을 유독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KB의 우리금융 인수 추진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KB금융과 내부 사태를 수습 중에 있는 신한금융이 어떤 행보를 취하느냐에 따라 여러 경우의 수가 생기는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산업은행 민영화 작업이 추진되는 것도 금융산업 재편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림] 이투데이, '2024 CSR 영상공모전'... 27일까지 접수
  • 고프코어? 러닝코어!…Z세대가 선택한 '못생긴 러닝화'의 정체 [솔드아웃]
  • 추석 연휴 첫날 귀성길 정체…서울→부산 7시간 10분
  • 아이폰 16 사전 예약 돌입…혜택 큰 판매처는 어디?
  • 추석 연휴 TV 특선영화 총정리…'서울의 봄'·'범죄도시3'·'시민덕희' 등
  • 의대 수시모집에 7만2000명 몰려…'의대 투자'는 기대ㆍ우려 맞서
  • '베테랑 2' 개봉일 50만 명 동원…추석 극장가 '독주' 시동
  • "물가 무서워요" 추석 연휴 장바구니 부담 낮춰 주는 카드는?
  • 오늘의 상승종목

  • 09.1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0,375,000
    • +3.01%
    • 이더리움
    • 3,254,000
    • +2.65%
    • 비트코인 캐시
    • 443,800
    • +0.09%
    • 리플
    • 787
    • +2.47%
    • 솔라나
    • 184,200
    • +3.25%
    • 에이다
    • 476
    • +0.21%
    • 이오스
    • 668
    • -0.45%
    • 트론
    • 199
    • -2.45%
    • 스텔라루멘
    • 130
    • +1.56%
    • 비트코인에스브이
    • 64,800
    • +1.41%
    • 체인링크
    • 15,140
    • +1.75%
    • 샌드박스
    • 343
    • -1.1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