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그마팀' 부활 후 품질경영담당 부서 신설
LG디스플레이 부ㆍ차장들 이동...HE사업도 연내 개편
이번 조직개편의 촛점은 품질이다. 구 부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LG전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혁신을 내세우고 품질을 갖춰야 한다”고 밝힌 각오와 통해 있다.
◇ LG전자, 품질경영담당 조직 정비가 최우선= LG전자는 지난 1일 MC사업본부 산하에 품질경영담당 부서를 신설하고 인력 충원을 진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서 모바일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고객지원담당을 맡던 김준호 상무를 품질경영부서장으로 임명하고, LG디스플레이에서 품질경영을 담당해 온 부·차장급 핵심 직원 몇명도 데려왔다.
이들은 구본준 부회장이 LG필립스LCD 사장 시절 함께 일하며 능력을 인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로 이동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품질경영담당 부서의 인적구성을 가장 먼저 서두르는 것은 왜일까. 품질이 중요하다는 의미 외에도 휴대폰 부문, 특히 스마트폰에 대한 절치부심이 담겨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LG전자가 조직개편에 앞서 휴대폰 부문 연구인력을 500명 이상 충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전자 위기의 핵심은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이 늦은 때문이다. 사활을 걸고 부활을 추진하는 만큼 믿을 수 있는 사람 영입은 필수다. 구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신뢰하던 인물들을 추가로 LG전자로 데려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업종의 유사성 외에도 인재 선택에 신중한 구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미 검증을 거쳤다는 점 때문이다. 혁신팀장에 임명된 고명언 상무도 LG디스플레이에서 경영혁신 분야를 지속적으로 도맡아 왔다.
과거 구 부회장이 LG반도체(현재의 하이닉스) 사장 시절 함께 일했던 한 연구원은 “구 부회장이 성격이 화통해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부진한 실적에 대해 한 시간 이상 세워놓고 다그치기도 했다”면서도 “화통한 성격 만큼 한 번 신뢰한 인물에 대해서는 끝까지 가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적자 회복을 위해서도 시급하다. LG전자의 MC사업본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기존의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을 수정하고 고품격의 하이엔드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도 조직을 추스리는 것이 급선무다.
다음 차례는 TV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HE 사업본부는 지난달 1일 구 부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MC사업본부와 함께 수장이 바뀐 부서다.
남은 건 시기다. 복수의 LG 계열사 관계자들은 이르면 이달 안에 HE사업본부의 조직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12월 초에 지난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는 컨센서스미팅(CM)이 잡혀있는 만큼 그 이전에 중요 사업부서에 대한 큰 그림은 그려 놓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HE사업본부 개편 역시 신속한 의사결정과 빠른 실행력을 위해 조직의 압축될 전망이다. 기존 3D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 분야의 통합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MC사업본부 개편과 유사한 경영품질 부서 신설 가능성도 내외부에서 일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MC사업본부, HE사업본부의 해외 법인 인력을 국내로 불러들이며 조직 간소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역할이 각 사업본부 및 판매법인과 중복된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의 이러한 체질개선 노력은 연말까지 지속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조직별로 개편이 진행될지 한꺼번에 될지는 확실치 않지만 연말까지 조직개편이 더 나올 것으로 본다”며 “연말 정기인사도 아직 남아있어 사업본부 내 조직 개편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르면 이달말 스마트TV를 선보이면서 내년 TV시장에 대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스마트TV 출시는 당초 내년 초로 예정돼 있었다.
구 부회장이 품질 최우선을 내걸고 속도를 높이는 신경영이 내년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