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등 총력전에 나섬에 따라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일용품과 원자재 가격상승폭을 제한하고 저소득층에 물가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혔다고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국무원은 “필요하다면 중요한 일용품과 원자재에 일시적인 가격통제 조치를 취하고 농산물 가격을 급등시키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며 에너지 가격 관리와 농사용 차량에 쓰이는 디젤유 공급을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중국정부가 직접 물가를 통제하는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2년만이다.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평가항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식료품비가 급등하면서 중국은 올해 정부 물가목표인 3%선을 지키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0월 CPI상승률은 4.4%를 기록해 2년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맥도날드는 전일 “재료값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다”면서 “햄버가와 치킨 너겟 등 제품 가격을 0.5~1위안 인상했다”고 밝혔다.
특히 식료품 등 일용품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해 올 겨울 한파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져 사회불안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로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부의 긴축 강화로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고 일부 전문가는 경착륙(경기의 급격한 하강) 가능성도 지적했다.
리우리강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행) 중국 경제 부문 대표는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위협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정부가 긴축정책을 너무 강화하면 경착륙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원자재 가격도 중국의 긴축정책 강화 전망에 요동치고 있다.
중국이 CPI를 발표한 지난 11일 이후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7%,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콩 선물 가격은 9% 각각 급락했다.
상하이 선물거래소에서 구리와 아연 가격은 하루 변동 하한선인 5%까지 떨어졌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위안화는 지난 9월 이후 달러에 대해 1% 절상됐다.
ANZ의 리우리강은 “중국은 수입물가 상승을 통제하기 위해 위안화 절상 속도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물가 직접개입이 장기적으로는 시장을 왜곡시키고 문제를 더 확대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노무라증권의 로버트 수브라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대책은 시간은 벌 수 있지만 나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