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내놓은 태블릿PC가 가격 부담, 긴 약정제도 등으로 초기 시장안착에 어려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부터 삼성전자 갤럭시 탭을 판매하는 매장에서도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지만 실제 약정을 걸고 가입하는 소비자는 적다는 반응.
이 같은 분위기는 오는 2011년 상반기에 LG전자, 카시오, 림 등에서 태블릿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고 델, HP, 도시바 등 컴퓨터 업체도 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 탭의 요금제 수준이 너무 비싸다는 것도 관망세로 돌아선 이유로 꼽힌다. 용산, 테크노마트 등 휴대폰 매장이 밀집한 대형 판매점에서도 관련 문의를 하면 시원한 답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18일 약 30여개 판매점이 밀집한 용산 전자상가 휴대폰 매장을 둘러본 결과 최근 이곳을 방문하는 대부분이 갤럭시 탭을 문의하러 온 고객이라는 것. 그러나 물량이 너무 적어 예약을 하더라도 제품을 수령하는데 일주일이 걸린다.
문제는 현장 판매자조차 갤럭시 탭의 요금제를 선뜻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소비자들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해 제품의 장점을 설명해줘도 구매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갤럭시 탭을 문의하러 온 소비자 대부분이 현재 노트북(넷북)과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태블릿PC를 스마트폰과 병행해서 사용하기에는 가격적인 부담이 커서 하나를 포기하라는 권유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년 4~5월 태블릿PC가 쏟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휴대폰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갤럭시 탭 밖에 없을 것”이라며 “나머지는 음성 통화를 탑재하지 않아 컴퓨터 매장에서 판매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 역시 당장 구매를 망설이기는 마찬가지. 용산 전자상가에서 만난 김성태(32--회사원)씨는 태블릿PC 구매 의향이 있지만 가격 부담으로 인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김씨는 현재 스마트폰인 갤럭시S 7만5000원 정액제를 사용 중인데 갤럭시 탭 5만5000원 2년 약정을 하더라도 단말기 값 1만1000원과 부가세 등을 포함하면 약 7만원의 요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
김씨는 “판매자가 구매를 권유하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태블릿PC를 어디에 사용할지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며 “스마트폰 이외에 넷북과 MP3, 전자사전을 보유한 나로서는 태블릿PC가 큰 유혹이지만 비싼 가격을 떠안고 살 정도로 매력을 느끼지는 못한다”고 토로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태블릿PC의 초기 시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SKT와 KT가 제시한 ‘2년 약정+1년 기기할부’는 매년 신제품이 쏟아지는 통신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또 SKT가 내년 상반기에 3~4종의 태블릿PC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여러 가지 제품을 경험해보는 것도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그러나 초기시장의 관망세에도 불구하고 태블릿PC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세계 태블릿PC 시장 규모는 올해 760만대에서 2015년 46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국내 태블릿 PC시장 역시 향후 1~2년 내 연간 100만대 규모로 확대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