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태권도 이성혜, 허준녕 금메달

입력 2010-11-1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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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권도 태표팀의 ‘맏언니’ 이성혜(26)와 허준녕(23·이상 삼성에스원)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성혜는 18일 광저우 광둥체육관에서 벌어진 태권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허우위줘(중국)과 0-0으로 비겼으나 심판 합의 판정 끝에 우세승을 거뒀고, 허준녕은 남자 87㎏ 이상급 결승전에서 패기 넘치는 공격을 앞세워 정이(중국)을 11-4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이미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성혜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태권도가 처음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여자 선수가 됐다.

또 남자를 통틀어도 대회 2연패를 달성한 것은 1998년 김제경 이후 12년만이다.

하준녕 역시 5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국제대회에서 약하다는 주변의 평가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에이스’로 우뚝 섰다.

이번 대회 태권도 첫 금메달을 신고한 것은 이성혜였다.

중국 관중의 열렬한 응원 속에 결승전에 나선 이성혜는 무리하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1회전에 몇 차례 좋은 공격을 하고도 점수를 얻지 못한 이성혜는 2라운드에도 허우위줘와 계속 탐색전을 벌였다.

이성혜는 3회전에도 여러 차례 위협적인 발차기로 허우위줘를 위협했다. 1분께에는 허우위줘가 반격에 나선 틈을 이용해 기습 공격을 시도했으나 점수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렇게 거듭 위협적인 공격을 퍼부은 것이 심판들에게 점수를 따면서 금메달의 원동력이 됐다.

0-0으로 맞선 채 들어선 연장전에도 점수를 내지 못하고 경기를 마치자 승부는 심판 합의 판정으로 가려지게 됐다.

이미 이성혜는 승리를 직감한 듯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한국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감사 인사를 했고, 코치진도 연장전이 끝나자마자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축하를 준비했다.

결국, 의견 교환을 마친 주심은 이성혜가 서 있던 왼쪽 손을 위로 뻗어 승리를 선언했다.

이어 벌어진 남자 87㎏ 이상급 결승에서는 허준녕이 화끈한 공격을 보여주며 완승을 거뒀다.

허준녕은 1회전 시작 직후 정이에게 먼저 몸통 공격을 허용해 1점을 빼앗겼다.

그러나 이미 준결승에서 아크말 이가셰프(우즈베키스탄)에게 7점차까지 뒤지다 대역전승을 거둔 허준녕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허준녕은 1회전 중반 크게 오른발을 휘둘러 정이의 머리를 정확히 맞혀 단숨에 3점을 뽑았고, 이어 왼발 몸통 공격까지 성공하며 4-1로 앞서나갔다.

정이는 1회전이 끝나자마자 신경질적으로 허준녕의 호구에 주먹을 휘두르는 등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허준녕은 2회전에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50초가 지나고 번개처럼 몸을 한 바퀴 돌리며 다시 한번 정이의 머리를 때려 점수를 보탰다.

2회전 종료 15초를 남기고 석연찮은 머리 공격을 허용해 3점을 내주긴 했지만, 허준녕은 3회전 들어 오히려 정이가 다급하게 공격하는 틈을 이용해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직전 마구잡이로 차고 들어오는 정이의 틈을 노려 허준녕의 다리가 다시 크게 돌아갔고, 정확히 정이의 머리를 때리면서 승부는 완전히 기울었다.

허준녕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외치는 관중들에게 머리 숙여 인사하며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앞서 열린 여자 53㎏급의 권은경은 선전하고도 불운에 울었다.

금메달 전선에 최대 난적으로 꼽히는 퐁스리 사리타(태국)과 맞붙은 권은경은 1회전에 1점을 허용했으나 2라운드 23초에 번개같은 오른발 돌려차기로 상대 머리를 때려 3-1로 앞섰다.

그러나 야금야금 2점을 허용하면서 경기가 연장으로 접어들었고, 권은경은 퐁스리와 공격을 교환하다가 무릎이 꺾여 매트 위에 나뒹굴었다.

무릎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던 권은경은 4차례나 응급 처치를 받고 다시 일어섰으나, 매트 위에서 뛰어오를 때마다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쓰러졌다.

결국 권은경은 경기를 마치지 못하고 들것에 실려 나갔고, 경기 결과는 기권패로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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