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시장 롯데마트’ 철저히 속였다

입력 2010-11-19 11:00 수정 2010-11-1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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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에 건축 피해 보상하고 ‘입단속’의혹...은밀히 터닦기 7개월...건물 올릴땐 ‘초고속’

시장 재정비 사업을 한다고 속이며 눈속임 개점을 해 논란이 되고 있는 롯데마트가 당초 해명과 달리 건설 공사 이전부터 마트입점을 계획했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롯데측은 공사가 모두 끝나는 시기까지 입점을 속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서울 강북구 삼양시장 롯데마트 입점예정지(삼양동 777)는 공사 초기부터 재래시장 현대화를 위한 재건축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공사가 마무리되고 철거막을 걷어내고 준공검사를 진행하면서 롯데마트 입점 사실이 밝혀졌다.

시장 상인들은 “롯데마트는 건물주와 최종계약을 하지 않았다며 발뺌을 하는 등 재건축 당시부터 지금까지 상인들에게 입점 사실을 알리지 않기 위해 자신들을 철저하게 속이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앞서 지난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건축주가 공사를 진행하다 자금난에 시달리자 인수제의를 했다고 해명했었다.

롯데마트가 입점 사실을 숨기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는 정황은 여러가지다. 삼양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재건축 공사 초기에 롯데측이 주변 상가와 주택 등에 피해보상을 해줬는데, 이 사실을 철저히 비밀로 했다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롯데 계열 건설사인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지난해 9월 시장 재건축 착공에 들어갔다.

공사 초기 굴착 작업을 하면서 주변 상가와 일반 주택 등에 균열이 발생해 건물주들이 피해보상을 요구하자 롯데측이 주변상가와 가정집 등을 합쳐 10가구 이상에 각각 300~1000만원 가량를 보상해 줬다. 그러나 보상을 받은 주민들은 롯데로부터 보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함구하는 등 의혹을 점차 키우고 있다.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삼양시장 재건축을 하면서 첫 단계인 굴착공사에서 피해가 발생했는데 보상을 건물주가 아니라 롯데가 해 놓고 입단속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롯데마트를 들여올 목적으로 공사가 시작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롯데건설 관계자는 19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삼양시장 롯데마트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았으며, 피해보상도 우리가 했다”고 시인했다.

롯데마트가 재건축 이전부터 입점을 계획했던 정황은 공사 시기와도 관련이 있다. 시장 입구에 개점을 앞둔 롯데마트는 지하 2층, 지상 5층에 판매시설 규모만 8188㎡에 이른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9월 착공에 들어갔으나 올 7월까지 10개월간 터파기와 다지기, 건물 지하 공간에 대해서만 공사를 진행하고 7월부터 9월까지 약 2개월 동안 건물 상단부를 빠른 속도로 올렸다.

상인들은 “1년 전에 이미 협약을 맺어 놓고도 둘 중 누구도 상인들에게 입점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은 물론, 7월에만 해도 건물 1층 상단부가 없는 평평한 바닥 상태에서 지난 9월까지 순식간에 건물을 올린 후 건축용 가림막을 떼버릴 정도로 속전속결로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롯데마트 입점을 속이기 위해 굴착공사와 지하공간 작업에 오랜시간을 투여하고 건물 상단부가 노출되는 시간을 최대한 적게 하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건축은 다른 건물에 비해 구조가 간단해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건물을 지을 수 있지만, 터파기와 지하까지 합치면 아무리 빨라도 1년 정도의 시간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상인들은 건축 인허가와 건물주와의 인수 등에 대한 시간 등을 따지면 롯데마트의 입점은 처음부터 계획됐다고 볼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건물주가 재래시장 현대화사업으로 재건축을 하면서 자금난에 봉착해 우리에게 인수할 용의가 있느냐고 제안했던 것으로 당초 계획된 입점은 아니다”라며 기존 해명을 되풀이 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건물주와 최종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고 임대를 할 것인지 인수를 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마트측은 롯데마트 입점 저지를 위한 상인들의 저항이 계속되자 이들의 집회를 막기 위해 마트 앞쪽과 건너편 쪽까지 미리 집회신고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16일 상인들이 집회를 열었던 장소를 롯데마트가 미리 집회신고를 내 놓고 항의자체를 원천봉쇄했다”며 “하지만 입점이 철회될 때까지 1인 시위를 비롯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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