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활황 증시 '그들만의 리그'

입력 2010-11-19 11:00 수정 2010-11-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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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 시장 가설(the Efficient Market Hypothesis)’은 50년 가까운 세월동안 뜨거운 논쟁거리다.

자본 시장이 이용 가능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주장인데 이 가설에 따르면 효율적 시장에서는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정보가 시장 가격에 신속하게 반영되는 것은 어느 정도 현실과 일치한다.

문제는 주식시장이 “과연 효율적 시장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과 함께 일각의 주장처럼 시장 자체가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이며 탐욕과 공포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이다.

주가지수가 최고치를 향해 달려가는데 주변에선 재미를 봤다는 개인 투자자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지수는 연일 오르는데도 막상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하염없이 내리막길만 달린다고 하소연한다.

기관들이 내놓는 기업 리포트에 휘둘리고 외국인들의 포지션 향배에 방향을 잃으며 소문과 뉴스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리그’는 종합주가지수 2000선을 눈앞에 둔 국내 증시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다.

종목별 차별화가 심해 자칫 손실이 나기 쉽고 지수 상승을 끌고 있는 대형 우량주에는 개미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특히 코스닥 일부 종목과 유가증권시장의 우선주나 테마주등에서 ‘메뚜기형 시세 조정’이 반복돼 피해를 입는 개미들도 많다.

문제는 최고의 전문가집단인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이런 개인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에 대해 조장하거나 최소한 방조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년 내내 ‘매도’ 없이 오직 ‘매수’만 외치던 증권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내년 증시의 핑크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매출 중 가장 큰 부분이 주식 거래 수수료 수익.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월한 영업과 효과적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자리잡은 리서치센터의 ‘매도’ 의견을 달가워 할리 없다. 하지만 국내 증권산업의 역사와 위상, 그리고 전가의 보도처럼 내뱉고 있는 ‘글로벌IB 도약’을 위해서라도 보다 책임 있는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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