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백화점 김만진 회장이 최근 실정법을 어기고 골프장 부지 확보를 위해 농지를 매입했다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김만진 회장은 국내에서 부동산업계 밑바닥부터 시작해 모은 돈을 산업자본화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경기도 가평군에 따르면 그랜드백화점 계열사인 부국관광은 현재 가평군 승안리 일대 171만㎡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현재 가평군의 골프장 실시계획인가 고시만 남아 있는 상태로 향후 3개월내 착공할 예정이다.
그랜드백화점은 부국관광의 지분 47.6%를 보유하고 있다. 또 계열사인 정도진흥기업을 통해 부국관광 지분 25%를 우회적으로 갖고 있다.
본지 취재결과 골프장 부지내 농지 150여필지 중 47필지의 소유자가 김만진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지 규모는 7만여㎡에 이른다. 김 회장은 지난 2006년 11월 승안리 일대 농지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등기등본 등 공적장부를 고려해 김 회장 소유의 농지 매입 가격은 4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김 회장의 계열사 골프장 부지내 대규모 농지 매입과정에서 2개의 실정법을 위반한 정황이다.
우선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이다. 이에 대해 부국관광은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부과를 놓고 가평군과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회사측이 골프장 부지 확보를 위해 김 회장의 명의를 사용한 점은 명백한 농지법 위반 정황이다.
현행 농지법은 직접 농사를 짓을 목적이 아니면 농지취득을 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농지 취득을 위해서는 우선 현지 자치단체로부터 자경을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야 한다. 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법원에 제출하게 되면 해당 농지의 등기상 소유권을 넘겨 받을 수 있다.
이는 김 회장이 허위 농지취득자격증명으로 통해 대규모 농지를 취득했다는 의혹을 사는 대목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골프장 부지 확보를 위해 일부 농지에 대해 명의신탁 형태로 취득한 점은 인정한다”며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과징금과 관련해 자치단체와 소송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