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공개한 원심분리기와 우라늄 농축은 무엇?

입력 2010-11-2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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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이 봤다고 전한 원심분리기는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시설이다.

핵무기는 제조원료에 따라 플루토늄탄과 우라늄탄으로 나뉜다. 플루토늄탄은 천연상태의 우라늄을 정제해 플루토늄이 함유된 핵연료봉을 만들고 이를 다시 재처리(reprocessing)해 핵무기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우라늄탄은 천연 우라늄을 정제해 그 속에 포함된 우라늄(U235)의 비율을 0.7%에서 90%이상으로 농축시켜 만드는데 이 과정을 핵농축이라 한다. 북한이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방북시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고농축우라늄(HEU.Highly Enriched Uranium)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북한이 최근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수로는 농축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한다. 물론 3-5% 정도의 저농축 우라늄이다. 하지만 농축농도를 90% 이상으로 올려 HEU 상태가 되면 이는 핵무기 개발로 전용될 수 있다.

우라늄 농축은 기체확산법, 원심분법, 레이저분리법, 화학교환법, 전자분리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하다.

주요 핵보유국들은 대부분 기체확산법을 이용해 핵무기를 만들지만 북한이 채택하고 있는 방법은 원심분리법이다. 마치 세탁기를 돌리듯 원통 속에서 가스 상태의 육불화우라늄(UF6)을 고속회전시켜 원심력을 이용해 U235를 분리하는 방법이다.

연간 핵무기 1개(농축우라늄 20kg 기준)를 만들기 위해서는 원심 분리기 1천대가 필요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원심분리기 2천대 정도를 우라늄탄 임계질량(20kg 가량) 제조에 필요한 수준으로 제시해왔다.

원심분리기 개당 가격이 16만∼24만 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원심분리기 1천대를 확보하는데 최소 1억5천∼2억5천 달러가 든다.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사정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지만, 북한이 우라늄탄 개발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핵무기를 쉽고 은밀하게 개발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우선 기체확산법에 비하면 원심분리법은 저렴한 편이다. 기체확산법을 이용할 때 드는 전기의 1/50만 있으면 작동이 가능하고 설치 면적도 900㎡ 수준에 불과하다. 원심분리기만 확보한다면 어디서든 좁은 공간에서 농축우라늄의 은밀한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방출되는 방사능도 매우 적어 외부 감시가 어렵기 때문에 공장, 광산, 군부대, 지하실, 땅굴 등 어디에서든 작은 시설 내에 간편하게 은닉 설치할 수 있다.

여기에 농축우라늄은 플루토늄과 달리 핵실험을 거치지 않고서도 핵무기 제조가 가능하다. 농축 우라늄만 확보되면 포신형 핵무기를 손쉽게 제조할 수 있으며 이를 노출시키지 않은 채 적절하게 도발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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