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初心’으로 새로운 미래 개척한다

입력 2010-11-22 10:50 수정 2010-11-23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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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전략기획실' 역기능 청산

■ 2년 4개월 만에 그룹 ‘컨트롤 타워’부활 까닭은…

그룹 컨트롤 타워 부활로 ‘창조경영’ 첨병…과거 전략기획실 역기능 청산

삼성그룹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다시 ‘초심(初心)’으로 돌아간다.

삼성그룹은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2년 4개월여 만에 그룹 컨트롤타워를 다시 신설키로 했다. 새로운 컨트롤타워의 역할과 방향이 삼성그룹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여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의 새로운 컨트롤타워는 운영원칙과 방법에서 이원화 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국내기업들이 선진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해 가졌던 초심을 상기하면서도, 방법론에 있어서는 과거의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빠른 추종자)’가 아닌 ‘창조자(creator)’ 역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의 부문의 사업 추진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도 지난 19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신설되는 그룹 조직은 과거처럼 계열사 위에서 군림하기 보다는 계열사들을 지원하고 도와주고 그룹의 역량을 모아주고 그룹사들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신수종·신성장 사업 주도= 신설되는 컨트롤타워(그룹 조직)는 삼성의 신수종·신성장 사업 발굴·육성에 집중하게 된다.

김순택 부회장은 22일 “신설되는 컨트롤타워는 신수종ㆍ신성장 사업 중심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부회장은 이른 시간 내에 그룹 조직 구성을 완료하고, 과거보다는 미래를 대비하는 조직으로 변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그룹 조직에는 신사업 발굴 및 육성을 전담하는 부서가 신설될 예정이며, 인수·합병(M&A)를 강화하기 위한 M&A 전담인력들도 배치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과거 구조조정본부와 전략기획실의 역기능에 대한 여론을 불식시키고, 미래를 지향하는 삼성의 강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과 삼성 내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메신저’ 역할도 병행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사회와 삼성 임직원들이 삼성그룹에 원하는 바를 알고 있다”며 “소통과 상생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을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 김순택 부회장의 과제는 = 김순택 부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 발굴 및 육성 뿐만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도 변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구조본과 전략기획실이 재무팀을 중심으로 이건희 회장 자녀들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분정리 역할을 했다면, 김 부회장이 이끄는 새로운 그룹 조직은 이 부사장을 포함한 오너 3세들의 실질적인 경영 조력자로써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그룹조직이)미래사업을 준비한다면 결국 ‘이재용의 삼성’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라며 “당분간은 이 회장 중심으로 경영이 이뤄지겠지만 삼성의 신수종사업이 만개하는 시기에는 이 부사장이 경영의 중심에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재용 부사장도 2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인사의 핵심은 내가 아니다”라며 “아직 이 회장이 건재하기 때문에 이 회장을 중심으로 삼성경영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과거 전략기획실 인재 어디로= 앞으로 삼성그룹의 중심이 될 그룹 컨트롤타워의 인적 구성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구조조정본부와 전략기획실에 몸 담았던 인재들이 다시 중용되는 가가 핵심이다.

이인용 부사장은 “과거 전략기획실 오래된 팀장들은 일부 교체될 예정”이라며 “이는 문책인사”라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전략기획실장이던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과 전략기획실 차장을 지낸 김인주 삼성전자 상담역이 각각 삼성물산(건설부문)과 삼성카드 고문으로 전보조치됐다.

이에 따라 경영지원 담당이던 최광해 부사장(구조본 시절 재무팀장), 경영진단담당 최주현 사장(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인사지원팀장 노인식 사장(현 삼성중공업 대표) 등 이전 전략기획실 핵심인력들의 거취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로운 체제로의 변혁을 위해서는 이들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다시 중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한편 과거 구조조정본부와 전략기획실을 거쳤던 중견급 인력들의 중용 가능성이 무게를 얻고 있다. 이들은 구조본과 전략기획실 고위직이 아닌 과장,차장, 부장급 들로 당시 실무를 전담했던 인재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신설되는)그룹조직은 신수종사업 추진 외에도 67개 계열사(2010년 10월 공정위 발표 기준)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과거 전략기획실 근무 경험 활용은 새로운 그룹조직을 빠른 시간 내에 정착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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