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관광객의 씀씀이가 다른 외국인 관광객에 비해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중국인 관광상품을 취급하는 국내 여행업체 300여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관광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59.7%의 기업이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이나 서양관광객에 비해 돈을 더 잘 쓴다’고 답했다.
‘이들보다 지출규모는 적지만 일부 큰 손들이 있다’는 답변은 25.4%였으며, ‘돈을 잘 안쓴다’거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응답은 각각 6.4%와 8.5%에 그쳤다.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연령층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였는데,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쇼핑’과 ‘관광지’를 꼽았다. 이어 젊은층은 ‘한류 등 문화체험’(15.5%)과 ‘먹거리’(2.7%)를 꼽은 반면, 장년층 이상은 반대로 ‘먹거리’(10.5%)와 ‘한류 등 문화체험’(2.7%)을 꼽았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품목은 ‘화장품’(젊은층 34.0%, 장․노년층 42.6%)과 ‘해외명품’(젊은층 33.0%, 장․노년층 26.4%) 순이었으며, 젊은층은 ‘패션·의류’(16.3%)와 ‘가전용품’(10.5%)을, 장년층 이상은 ‘식품·주류’(18.9%)와 ‘가전용품’(7.1%)을 차례로 꼽았다.
그러나 한국관광에 대한 중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한국관광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보통’이란 답변이 39.6%로 가장 많았고, ‘약간 불만족스럽다’는 응답도 21.6%나 됐다.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의견은 30.7%, ‘매우 만족한다’는 답변은 6.1%에 그쳤다.
한국관광 중 중국인들이 가장 실망을 느끼는 점은 ‘열악한 숙박시설’(39.1%)과 ‘부실한 먹거리’(18.7%)였으며 ‘중국어안내 부족’(16.1%), ‘부족한 볼거리’(10.9%)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반대로 한국관광 중에서 가장 만족하는 점은 ‘한국제품 쇼핑’(28.3%)으로 조사됐고, ‘한류문화체험’(22.6%), ‘교통운송시설’(19.6%), ‘관광지’(14.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인들이 한국관광 중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으로 꼽은 숙박시설과 먹거리 등의 관광인프라는 여행업계에도 애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증가하는 중국인 관광객에 비해 호텔, 식당 등 국내 수용태세는 어떤지’를 묻는 질문에 ‘매우 부족해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상황’(66.3%)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서비스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29.3%)이란 응답이 많았다. ‘아직은 수용가능’하단 응답은 3.7%,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0.7%에 불과했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업계의 대응노력도 활발하지 못한 걸로 조사됐다.
늘어나는 중국관광객에 대비해 중국관련 사업을 강화했다는 업체가 전체 응답기업의 17.2%에 불과했다.
규모별로 보면, 50인 이상의 업체 중 71.4%가 중국 관련 사업을 강화했다고 응답한 반면, 50인 이하 업체는 13.1%만이 ‘그렇다’고 응답해 소규모 여행업체의 대응이 특히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관련 사업을 강화한 내용으로는 ‘중국어 구사 가능 직원 채용’(42.0%)과 ‘중국전담팀 구성 및 보강’(35.5%), ‘중국현지사무소 개설 및 인원보강’(12.9%) 순이었다.
선호하는 국내 관광지로는 가장 많은 업체가 단연 ‘제주도’(81.7%)를 꼽았고, 이어 ‘명동’(35.3%), ‘동대문시장’(21.4%), ‘고궁’(20.7%), ‘남대문시장’(13.6%) 등 서울의 주요 쇼핑지역을 꼽았다. ‘남산’(7.1%), ‘에버랜드’(4.4%), ‘롯데월드’(3.7%) 등도 뒤를 이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해외관광러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중국인 관광객 유치 노력과 더불어 관광인프라와 수용태세 확충 등의 자구적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