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올 상반기(4~9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영업 활성화에 나섰지만 성과가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NG생명, 푸르덴셜생명 등 5개 주요 외국계 생보사의 당기순이익은 24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약 10.7% 감소했다.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인 푸르덴셜생명을 제외하면 당기순이익 감소폭은 26.8%까지 떨어진다.
메트라이프생명은 38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668억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저축성보험을 주로 판매한 카디프생명도 저금리 기조로 당기순익이 21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22.2% 줄었다. ING생명은 83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다소 늘어났지만 1.8%로 미비했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생보사의 실적 저하의 이유로 안정적이지 못한 영업구조를 꼬집었다. 외국계 생보사들이 영업 활성화를 위해 높은 선지급을 제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설계사 유치에 나섰지만 장기적인 효력을 내지 못한 데에 따른 것이다.
오히려 성과급만 쫓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철새 설계사들이 늘어나 고객관리가 허술해져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다. 또한 최근 매각설의 단골메뉴로 등장함에 따라 기업 이미지가 실추한 것도 원인으로 제기됐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외국 생보사들이 금융위기 이후 아무래도 자본 조달이 예전 같지 않아 기반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높은 선지급만 보고 외국계 생보사로 옮겨온 설계사들은 아무래도 충성심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전반적인 실적 부진 속에서도 푸르덴셜생명은 선전을 했다.푸르덴셜생명은 금융위기 이후 영업환경이 개선되어 전년보다 26.7% 증가한 1503억원의 당기순익을 실현했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금융위기 이후 계약유지율이 꾸준히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