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32년간 몸 담고 이제 퇴직을 앞둔 최씨(58).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 대비가 어렵다며 주변에서는 개인연금보험을 미리 가입해뒀지만 최씨는 미처 준비하지 못해 걱정이었다. 다행히 퇴직금으로 받을 1억2000만원을 넣어 바로 다달이 지급받을 수 있는‘즉시연금보험’이 있어 걱정을 덜었다.
최씨 처럼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 믿고 노후생활자금을 여유있게 준비하지 못한 은퇴 예정자들이 최근 즉시연금보험을 찾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4~9월) 생보사의 즉시 연금보험 보험료 수입은 57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47억원보다 70% 가까이 급증했다. 가입 건수 역시 1896건에서 3145건으로 65% 증가했다.
즉시연금보험은 목돈을 한꺼번에 보험료로 내면 그 다음 달부터 사망할 때까지 매달 일정금액을 연금형태로 받는 보험이다. 10~20년을 기다려야 연금을 받는 기존 연금보험과는 달리 가입 즉시 연금을 탈 수 있어 노후준비가 부족하거나 은퇴를 앞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게다가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상속 시에는 2억원까지 금융재산 상속공제 혜택도 받는다. 적립금의 원금과 이자를 평생 나눠받는 종신연금형의 경우 연금 개시 이후 해약이 불가능해 재산을 둘러싼 자녀들의 다툼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즉시연금보험은 유형에 따라 세제 혜택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우선 종신연금형의 경우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중도에 해약할 수 없다. 수술비 등 갑자기 목돈이 필요할 때 곤란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생각하고 가입해야 한다.
상속형은 중도 해약이 가능하지만 해지했을 때 그동안 감면받은 세금을 다시 추징당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즉시연금보험은 당장 필요한 자금이 아니라 여윳돈을 가지고 투자해야 하는 상품이라고 지적한다. 당장 써야 할 돈을 즉시연금에 넣었다가 꼭 필요한 경우에도 사용하지 못하는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즉시연금의 특성상 보험료를 납입한 다음 달부터 연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도 바로 적용된다”면서 “10년 이상 유지하지 않을 경우 감면받은 세금을 다시 돌려줘야 하거나 해약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즉시연금은 여윳돈을 고려해 가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