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새 컨트롤타워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새 컨트롤타워 사령탑이 된 김순택 삼성 부회장은 지난 22일 “새로운 그룹 조직은 신수종·신사업 중심으로 꾸려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새 컨트롤타워는 삼성의 미래사업을 책임지는 방향으로 조직될 것으로 보여 과거 전략기획실이나 구조조정본부와는 차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3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 소속으로 되어있는 신사업 추진단이 그룹 조직으로 이관하면서 확대 개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사업추진단은 김 부회장이 그룹 조직을 총괄하기 전 몸 담았던 부서로, 그룹조직 부활의 목적인 미래사업 육성과 취지가 부합한다.
관심의 촛점은 과거 구조본이나 전략기획실과의 차별성 문제다.
구조본과 전략기획실의 경우 기획과 재무 중심으로 홍보, 인사까지 아우르는 총괄조직이었던 것에 비해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은 신사업 발굴·육성을 집중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신사업 발굴 및 육성에는 대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룹 전체의 재무상태를 파악하고 조정하는 역할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과거 전략기획실과 차별화는 두겠지만 기획이나 재무부문은 특정사업 추진과 함께 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인력의 경우 과거 컨트롤타워(구조본 150여명, 전략기획실 약 100명)보다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구성원들은 삼성내부 인원 뿐만 아니라 외부 인재도 수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은 전통적으로 우수인재 영입에 개방된 사고를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우수인재 영입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김 부회장도 “(이 회장이) 인재를 중요하게 생각하라”고 말한 점도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외부인력 영입도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도 권력 이동이 예상된다.
삼성그룹은 특검사태 이후 ‘수요사장단협의회’가 대표적인 의사결정기구로 자리매김했다. 특검 사태 전의 사장단회의인 ‘수요회’에서 의사결정권이 없는 협의체로 성격이 바뀌었지만 그룹 차원의 공통관심사를 논의하는 그룹 최고 경영진들의 모임이라는 상징성이 있었다.
앞으로는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도 이 회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컨트롤타워 소속으로 이관되고, 수요사장단협의회는 경영현안 공유와 계열사 CEO들을 위한 학습의 장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지주회사체제를 택하지 않은 그룹들은 삼성의 새로운 컨트롤타워가 그룹을 효율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을 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