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ㆍ25 전쟁 이후 남한에 최악의 공격을 감행했지만 중국의 ‘북한 감싸기’는 여전하다.
세계 각국이 북한을 비난하는 와중에도 중국은 원칙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구체적 반응을 밝히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 “중국은 관련 보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관련 당사자 모두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유익한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 공개에 대해서도 중국은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바란다”며 직접적 언급을 피하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미국과 정반대의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은 북한의 최대 후원자로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을 옹호하고 있는 기존 입장을 버리지 않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후 불과 몇 시간 후에 중국 정부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양국의 경제와 무역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협정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많은 서구국가들이 중국이 무역과 기후 변화, 인권 문제 등에 잇따른 강경 외교를 고수하고 북한을 여전히 옹호하는 것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의 국영방송은 남한이 먼저 선제공격을 했다고 주장하는 북한의 공식적 입장 표명을 비중 있게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2004~2005년에 중국측 6자회담 대표였던 양시위 전 중국 외교관은 “미국은 중국이 제재안 등 북한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을 설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재가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관건은 북한과 남한, 북한과 미국 사이의 불신을 어떻게 줄이느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외교소식통과 전문가들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규탄이 결의되는 것을 막고 싶어하지만 이번 포격은 낮에 이뤄지고 TV를 통해 생생하게 보도되는 등 이전 천안함 사태와 달라 중국이 사태를 풀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의 핵개발을 막는 것이 아니라 북한 체제가 갑자기 붕괴돼 피난민들이 중국으로 쏟아져 오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남북한이 통일되는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며 통일이 되면 주한 미군이 중국 인민군과 직접 대치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
중국 정부 싱크탱크 중 한곳의 연구원인 왕쥔성은 “이번 사태는 중국 외교에 매우 까다로운 질문을 안겨줬다”면서 “중국은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안정시키지 못할 경우 중국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