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만난 삼성의 최지성, 이재용

입력 2010-11-25 11:02 수정 2010-11-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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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부사장 "언론 인터뷰 때문에 혼났죠", 崔사장 "우린 사업만 하는 사람이예요"

전략기획실 역할 등에 말 아끼는 이재용 부사장

최지성 사장 “내년 사업계획 수립 바쁘다”

24일 오후 6시30분경.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이 나란히 삼성 서초사옥 문을 나섰다. 퇴근길이다. 두 사람 모두 편안한 면바지의 캐주얼 복장이다.

최근 주말에도 출근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던 그들이기에 어울리는 차림이다.

기자와 마주쳤을 때 삼성전자 최고 수뇌부인 두 사람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 부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전략기획실 운영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해체되기 이전 전략기획실의 역할인 재무·인사·경영진단 등의 핵심기능도 함께 가지고 갈 것으로 예상하나’는 질문에도 “아직은 그런 거에 대해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의 언행에 대한 신중함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롯됐다. 이 부사장은 지난 20일 퇴근길 인터뷰를 통해 그룹 운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은 바 있다.

이후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아직 부사장의 직함을 가진 그에게는 적잖이 부담스러운 상황인 모양이다.

실제로 이 부사장은 “그렇지 않아도 그거(한 언론과의 인터뷰) 때문에 최 사장에게 엄청 혼나고 왔다”고 웃으면서 “최 사장이랑 얘기하라”고 떠밀었다.

최 사장도 말조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최 사장은 “우리는 사업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전략기획실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말을 잘랐다.

그는 이어 “지금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하느라 바쁘다”며 “구체적인 큰 그림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1등을 유지하기 위한 삼성전자 만의 내년 경영계획 수립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이들에게 전략기획실에 대한 관심은 후순위인 듯 보였다. 두 사람은 이날 내년 사업계획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한편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날 서울대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신성장 사업이 어떻게 추진될 지, 부품과 완성품의 사업 분할 가능성 등에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연말 사장단 인사가 큰 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근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외부 행사를 가급적 줄이거나 없애고 있다”며 “인사가 확정되기 전에는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고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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