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재정불안, 긴축 등에 따라 내년 세계 경제 회복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국내 역시 주력산업 수출이 하락하는등 경제 성장률은 4% 중반, 내수와 수출 모두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25일 한국산업연구원(KIET)는 ‘2011년 경제·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침체 이후 반등 효과 소멸, 경기부양 효과 소진, 세계경제 회복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3% 정도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상반기 고(高)성장에 힘입어 올해에는 6.0%대 증가율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는 큰 폭의 둔화다.
민간소비와 투자, 정부지출,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뺌)로 GDP를 구한다는 점에서 먼저 내년 민간소비를 보면 소득 회복과 고용 여건 개선에 힘입어 회복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주택경기 침체 및 금리인상에 맞물린 가계 빚 부담으로 4.0% 안팎의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설비투자는 성장세가 꺾이고 전년대비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올해 예상되는 두자릿수 증가율에서 크게 둔화된 연간 7.0% 선의 증가율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역시 환율 하락 등에 따라 올해보다 크게 떨어진 10.0% 내외의 증가율을, 수입도 14.0% 가량의 증가율을 각각 기록하면서 무역흑자 규모가 290억 달러 가량에 머물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별로 내수에서는 반도체(17.4%), 디스플레이(12.6%), 일반기계(10.9%), 정보통신기기(8.1%)의 경우 그나마 선방하겠으나 조선(-4.2%), 철강(1.2%), 자동차(1.5%), 가전(1.6%), 섬유(2.1%), 석유화학(3.4%)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 부문에서는 10대 주력 업종의 평균 증가율이 8.7% 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디스플레이(15.4%), 일반기계(13.0%), 반도체(10.4%), 자동차(10.1%), 철강(9.9%), 석유화학(9.2%), 섬유(6.7%), 정보통신기기(5.7%), 가전(4.7%), 조선(1.1%) 순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이들 10대 업종의 수입은 환율 효과에 따른 수입단가 하락 등에 맞물려 6.0% 가량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업종별 수입증가율은 석유화학(14.9%), 일반기계(11.0%), 디스플레이(9.0%), 반도체(7.9%), 섬유(7.9%), 정보통신기기(7.8%), 자동차(7.3%), 가전(5.0%), 철강(-4.5%), 조선(-8.3%) 순이었다.
KIET 관계자는 “내년에 중국 9.6%, 미국 2.3%, 일본 1.5%, EU 1.5% 등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선진국의 부채 재조정에 따른 저(低)성장 기조와 금융위기 이후 파생된 불안요인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국경제도 과거에 비해 다소 낮은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