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발] 피난 주민들 생계대책 막막

입력 2010-11-2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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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대책 마련 촉구, 남은 주민도 모두 떠날 것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폐허가 된 섬을 떠나 인천으로 피신한 주민들은 지난 23일부터 연안부두 주변 모텔과 대형 찜질방 등지에서 견디기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피난 주민들은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면서 이주 대책 마련과 당장의 숙식 제공 문제 해결 등을 인천시와 옹진군에 요구했다.

주민들은 숙식 해결과 자녀 교육, 팽개치고 나온 생업 등이 가장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남아있는 주민들도 오는 28일부터 열리는 한미연합훈련 때문에 또 다시 공격당할 수 있다며 모두 섬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 피난주민들 생계대책 막막

피난주민들은 천안함 사태 이후 백령도를 찾는 외지인 발길이 뚝 끊기고 한동안 조업에 차질을 빚은 것과 마찬가지로 포격을 당한 연평도에서도 관광객 감소, 조업 통제 등이 우려됨에 따라 앞으로 생계대책에 대해서도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지자체 행정선을 타고 인천에 나온 김모(49)씨는 “일가족 4명이 좁은 모텔방에서 지내며 5000원짜리 국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라며 “연평도가 하루빨리 복구돼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와 함께 나왔는데 공부할 책이 없어 학교에도 못 보냈다”라며 “이틀 만에 운항이 재개된 여객선을 타고 섬에 잠깐 들어가 아이들 책부터 챙겨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업을 포기하고 인천으로 나온 선장 김모(35)씨는 “겨울이 깊어져 날씨가 추워질수록 조업하기 힘들기 때문에 지금 일을 많이 해둬야 하는데 섬을 떠나 있어 마음이 편치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평도에 전기만 들어온다면 당장 집으로 돌아가 조업에 나서고 싶다”라며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언제쯤 돌아갈 수 있다는 기약도 없이 인천에서 지내는 것이 괴롭다”라고 말했다.

◇ “연평도 주민의 장래에 대해 장기대책 마련해 달라”

연평도 주민들은 25일 오후 인천 옹진군청에서 열린 ‘송영길 인천시장과의 대화’에서 “연평도에 다시 들어간다고 해도 포탄 소리가 들릴 때마다 불안해서 살 수 있겠냐”면서 “연평도 주민의 70~80%가 이주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평도 주민 대부분이 섬 안에서 생업을 하는 사람들이라 이주를 한다고 해도 뭘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막막하다”면서 “연평도 주민의 장래에 대한 장기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지금 당장 갈아입을 속옷도 없다”면서 “인천에서의 숙식 문제 등 당장의 생활 지원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연평도에서 어업, 관광업 등을 하는 주민들은 생업 피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송 시장은 “연평도 주민들을 위해 ‘서해5도 지원 특별법’과 방공호 건립계획 등을 추진 중”이라면서 “하지만 주민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특별법이나 방공호는 연평도 주민들의 거취가 정해지고 나서 추진할 문제”라고 답변했다.

또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5도에서 주민을 완전 이주시키든지, 영구 거주할 수 있는 대책을 세우든지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면서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지원 및 보상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조윤길 옹진군수는 “행정안전부에서 구호기금 용도로 교부한 10억 원을 최대한 빨리 집행하겠다”면서 “앞으로 숙박비는 100% 지원하고 1인당 1일 식비 3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남아있는 주민도 모두 떠날 것

연평도에 남아있던 주민들도 모두 섬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연평도에 남은 주민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연평주민비상대책위원회의 최성일(47) 위원장은 “지금 남은 주민들을 모두 인천으로 나가게 하고 있다. 완곡히 남겠다는 사람들만 빼고 모두 섬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28일 한미 훈련이 예정돼 있어 불안하다. 날씨는 추워지고 집도 파손돼 여기서 더 기거를 할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연평도에서 나고 자라 꽃게잡이로 생계를 잇는 김모(47)씨는 “연평도는 모든 게 마비됐다. 이곳 주민들은 바다로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이렇게 돼서 막막하고 대책이 없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또 한다는데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불안해 여기 더 있을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강모(50)씨는 “국가가 국민을 볼모로 잡고 있는 것 같다. 주민들이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느냐”라고 성토하고서 “오늘까지 주민들이 나가면 남는 인원은 약 20여 명밖에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연평도 포격 4일째인 26일 인천~연평도, 인천~백령도를 비롯해 인천과 섬지역을 오가는 12개 항로 여객선이 정상 운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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