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물가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담뱃세 인상 영향으로 낙폭은 줄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경기 둔화와 엔화 강세 여파로 물가가 오름세로 전환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총무성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0월 99.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내려 2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다만 담뱃세와 손해보험료 인상의 영향으로 CPI는 2개월 만에 전년 대비 하락률이 축소됐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모리타 교헤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 근원 CPI는 담뱃세와 손해보험료 인상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낙폭이 축소됐다”며 “담뱃세 인상 영향은 향후 1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닛코 코디알 증권의 이와시타 마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 CPI 상승률이 낙폭을 줄인 것은 일회적인 성격이 강하다”면서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어떻게 영향일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5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포괄적인 금융완화를 결정, 기준금리를 0~0.1%로 정하고 물가가 안정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행는 전년 대비 2%의 물가상승률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행 심의위원 대부분은 1%를 적정 수준으로 잡고 있어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하향 수정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2012년 전망도 0.6% 상승으로 최저한인 1%에 못미치고 있어 제로 수준의 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아라야 요시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말 경기침체가 심각해 여전히 수급 차이가 크다면서 이로 인한 물가하락 압력이 강하다”면서 “향후 경기 둔화 관측이 선명해 물가하락 압력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