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지만 소비회복을 선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최근 지표는 일단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소비지출은 지난 3분기 전년 동기에 비해 2.8% 증가했다. 지난 2006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미국의 소비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지난 10월 전월 대비 1.2% 늘어나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가 집계한 지난 10월 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4% 늘어나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개인소득은 전월의 보합세에서 벗어나 0.5% 늘어났다.
미 민간경제조사단체 컨퍼런스보드가 집계한 지난달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의 48.6에서 50.2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소비가 본격적으로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크 팬들 노무라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재 2.5%인 경제성장률이 고용과 소비를 회복시키기에는 너무 낮다는데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최근 경제전문가 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2.6%로 여전히 경기회복세가 둔화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회복의 가장 큰 관건인 고용과 주택시장은 여전히 정체된 상태다.
미국의 실업률은 현재 9.6%에 달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의 실업률 전망을 9.5~9.7%, 내년은 8.9~9.1%로 각각 전망해 고용시장이 회복되더라도 그 속도가 매우 느릴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자수는 전주 대비 3만4000명 줄어든 40만7000명으로 28개월래 최저수준을 나타냈지만 전문가들은 추수감사절 연휴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고용시장이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의 데이비드 리슬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 회복이 조만간 가속화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지난해 6월 경기침체 종료 선언 이후 고용이 회복됐다는 뚜렷한 신호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용과 함께 소비를 이끄는 양대 축 중 하나인 주택시장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지난 10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에 비해 2.2% 감소한 연율 443만채를 기록해 전문가 예상치인 448만채를 밑돌았다.
전년과 비교하면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는 28%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8.1%나 감소한 연율 28만3000채를 기록하며 석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규주택 판매는 전문가 예상치인 31만채를 크게 벗어났고 전년에 비해서는 무려 28.5%나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