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자 인정해 달라”..민간인 희생자 장례일정 못잡아

입력 2010-11-29 07:09 수정 2010-11-2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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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이 북한의 포격으로 희생된 지 5일이 지났지만 장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고인들을 의사자로 예우해 달라’는 연평도 민간인 희생자 유족의 요구에 정부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

유족 대표들은 28일 장례식장인 인천 길병원에 모여 정부에 “현행법으로 고인에 대한 의사자 지정이 불가능하다면 정부는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고인을 의사자로 예우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표들은 “전시에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할 민간인이 국가의 과실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이라며 “같은 사건으로 숨진 군인들은 전사자 예우로 해병대장(海兵隊葬)을 치렀는데 민간인은 장례를 치르지도 못하고 이게 뭐냐”라며 분노했다.

이들은 또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해 장례를 빨리 치러야 한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고인을 의사자로 지정하고 장례를 서두를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인천시 관계자들은 27일 밤 의사자신청서를 들고 유족을 찾아왔으나 유족은 이들을 돌려보냈다.

유족 대표들은 “인천시와는 장례문제를 더 이상 협의할 수 없다”면서 “행안부나 국방부 관계자가 우리와 직접 협의하라”고 요구했다.

인천시는 고인이 의사자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유족 개인이 보건복지부에 의사자 신청을 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이고 유족은 정부가 주도해 고인을 의사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유족들은 중앙 정부로부터 아직까지 어떤 구체적인 대답도 듣지 못하고 있다.

의사자 지정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진수희 장관은 이날 유족을 조문한 자리에서 “고인들을 의사자로 지정하려면 의사상자심사위원회의 심사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의사자 지정 여부에 대해 지금 확답을 할 수는 없지만 유족의 뜻을 반영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평도 민간인 희생자의 장례가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故김치백씨의 조카 손녀 조아라(12.서울시)양이 28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할아버지의 장례가 빨리 치러질 수 있게 도와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조양은 “대통령 할아버지께서도 나라가 불안정해 밤잠을 설치시겠지만 유가족의 마음과 입장을 생각해 기약조차 없는 장례식이 치러질 수 있게 도와주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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