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포격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삶의 터전마저 잃은 연평도 주민들이 심각한 심리적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방재청은 지난 27일과 28일 양일간 연평도 주민 52명을 상대로 심리상담을 한 결과 상당수 주민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29일 전했다.
상담 결과 많은 주민이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등 스트레스 증세를 보였다. 한 주민은 갑작스러운 폭격을 피해 허겁지겁 달아나며 공포에 떤 기억 탓에 무기력증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1차 폭격 때는 우리 군의 오발사고인 줄 알고 가족의 안전을 생각하며 정신을 차렸지만, 연평도에 떨어진 포탄이 북한군의 것임을 알게 되고 나서 2차 폭격이 시작되자 미처 가족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황급히 대피소로 도망쳐야 했다는 것. 또 다른 주민은 심리적 공황 때문인지 공복감을 호소했고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신경쇠약 증세를 보였다고 알려졌다.
소방방재청은 현재 폭격 부상자와 임시대피소 주민 400여명을 상대로 이들이 거처한 병원과 임시 숙소에 부스를 마련해 상담하고 있지만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인천시와 함께 심리 치료를 위한 전용공간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27일부터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 한국EAP협회등과 함께 연평도 폭격 피해 주민들의 심리 상담을 하고 있는 소방방재청은 연평도 주민뿐만 아니라 피해 현장에서 수습·복구지원 활동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공무원과 소방관, 의료요원에게도 심리 상담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