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지난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및 확전에 대한 우려로 하락하는 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IT업종과 우리금융, KB금융 등의 금융업종에서 집중적인 매수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기금은 올 한해 외국인 다음으로 많은 매수세를 보였으며 지수 상승기에도 꾸준한 매수세를 보여 위기때마다 나서면서 붙은 '구원투수'라는 별명도 옛것이 됐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 한해 기관투자가는 2009년과 마찬가지로 매도 우위를 보였으나 연기금은 26일 현재까지 8.4조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수하며 외국인(32.2조원) 다음으로 영향력 있는 수급주체과 됐다. 이는 같은 기간 4.8조원과 16조원을 순매도한 개인과 투신권의 매매 형태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연기금의 투자 행태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연기금이 2008년 9.4조원 가량 주식을 매수할때 그중 절반을 조금 넘는 5.3조원이 지수 하락기였던 9~10월에 집행돼 하락기에 저가매수, 상승기에 차익실현 공식을 반복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지수 상승기에도 꾸준한 매수세를 보였다. 1~4월 0.6조원 수준이던 연기금 순매수 규모는 5~11월까지 매월 약 1조원씩 집행됐다.
연기금은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후 악재가 반영되며 국내 증시가 장중 급락세를 보인 24일에도 2053억원을 순매수하면서 개인의 5718억원에 달하는 패닉성 매물 중 35%를 받아냈으며, 이후에도 꾸준한 매수세를 보였다.
지난 한주간 연기금이 순매수한 상위 15개 종목을 살펴보면 IT업종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86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LG전자가 45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여기에 금융업종 대표주인 우리금융(320억원)과 KB금융(310억원), 하나금융지주(260억원) 등을 쓸어 담았다.
그 외에도 기업은행(260억원)과 삼성증권(240억원), 삼성전기(230억원), GS건설(210억원), 대한항공(180억원), 신한지주(180억원), 삼성SDI(170억원), LG디스플레이(130억원), OCI(110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한편 연기금의 대표격인 국민연금의 9월말 기준 총 적립금은 311조원으로 이 가운데 15.31%인 47.7조원 가량이 국내 주식에 투자되고 있다.
연말까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비중인 16.6%를 채운다고 가정하면 연말까지 약 3.9조원 가량의 추가 매수여력이 남아있는 셈이다. 다만 주식가치 상승과 운용자금의 증가 여부에 따라 추가 매수여력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