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삼성' 새 술은 새 부대에

입력 2010-12-01 11:03 수정 2010-12-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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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구조본 핵심인사 인적 청산 마무리 이후...다른 팀장급 인사들의 거취는?

최광해 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구조본) 재무팀장(부사장)이 최근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과거 구조본 핵심인사들의 청산이 일단락됐다.

최 부사장의 사의 표명은 지난달 19일 이학수 본부장과 김인주 차장이 각각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카드 고문으로 전보조치 된 후 팀장급 임원의 첫 행보로, 향후 구조본 팀장들의 거취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19일 그룹의 컨트롤타워의 부활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이학수, 김인주 고문의 전보는 일종의 문책성 인사”라며 “과거 구조본 일부 팀장도 인사이동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부사장의 퇴진으로 삼성의 재무통으로 불리던 인물들이 모두 퇴진하게 됐다. 이에 따라 그룹의 인사, 기획, 경영진단 등 나머지 팀장급 임원들도 인적 청산 대상에 포함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이건희 회장, ‘과거와의 단절’ 의지 반영

최 부사장의 사표제출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과거와의 단절’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 헐값 발행, 편법 증여 등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주도해 온 재무라인에 대한 세간의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난 3월 경영복귀를 하면서 삼성의 위기의식을 강조한 것처럼 위기돌파를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한 인사의 수순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 부사장의 사표제출로 과거 전략기획실 핵심 재무라인이 모두 물러나게 됐다”며 “앞으로 삼성을 이끌 핵심 멤버들은 김순택 부회장과 같은 기획이나 신사업 발굴 아이디어가 많은 이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과거 전략기획실 팀장 출신인 노인식 팀장(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장충기 팀장(삼성 브랜드관리위원장), 최주현 팀장(삼성에버랜드 사장), 이순동 팀장(삼성미소금융재단 이사장) 등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이학수·김인주 일정 역할 기대

핵심 3인방이 일선에서 퇴진했지만, 최 부사장을 제외하고는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과 김인주 삼성카드 고문은 삼성 내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학수 고문은 김순택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그룹 컨트롤타워가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측에 따르면 이 고문은 현재 서초동에 있는 삼성물산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과거 전략기획실장 시절에도 집무실보다는 이건희 회장의 집무공간인 한남동 승지원을 더 자주 방문한 점을 비춰보면 사옥으로의 출근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삼성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인주 고문도 ‘문책성 인사’라는 그룹의 공식적인 설명에도 불구하고 삼성카드 사무실로 계속 출근하고 있다.

삼성그룹과 삼성카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인사발표 이후 같은달 22일부터 삼성카드가 있는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 9층에 집무실을 마련하고 매일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그룹에서 단행한 인사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업무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현재 매일 뉴스보고 등을 받으며 업무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김 고문의 이같은 행보는 매우 이례적이다. 삼성그룹의 ‘고문’이라는 직책은 고위 임원이 퇴직 이전에 거쳐가는 자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매일 출근하면서 업무파악을 하고 있는 그의 행보는 삼성카드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 정리를 위한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카드는 현재 삼성그룹 지배구조상 사실상 지주회사인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25.6%나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오는 2012년 4월까지 20.6%를 처분해야 한다.

이재용 부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정리 작업을 주도한 재무전문가 김 고문이 관련업무를 완전하게 마무리 지은 뒤 퇴진하게 될 것이라는 게 삼성 안팎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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