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디지털 세상, 진입장벽의 희비

입력 2010-12-0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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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장 겸 산업2부장

▲부국장 겸 산업2부장
올해 국내에 보급되는 스마트폰은 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에는 10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은 휴대폰과 개인휴대단말기(PDA)의 장점을 결합한 것으로 휴대폰 기능에 인터넷 접속 등의 데이터 통신기능을 통합시킨 것이다. 완제품으로 출시돼 주어진 기능만 사용하는 휴대폰과 달리 수백여 종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설치하고, 추가 또는 삭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은 다운받는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게임기가 될 수도 있고, 뮤직플레이어나 전자책이 될 수도 있다. 만능이다.

이 같은 스마트폰이 급속히 확산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여러 가지 예상할 수 있지만 PC 웹 환경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온 국내 포털의 위상 변화가 점쳐진다. 네이버와 다음으로 대표되는 국내 포털이 모바일 환경에서도 계속 막강한 지위를 누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 이는 인터넷 광고 시장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인 만큼 최대 화두가 아닐 수 없다.

현재 국내 포털의 입장은‘좀 더 지켜보자’인 것으로 요약된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늘어나더라도 출퇴근이나 화장실에 있을 때 등 주로 자투리 시간에 이용하고 직장이나 집에서는 여전히 스마트폰보다는 PC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웹 이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

반면 상당수 전문가들은 국내 포털의 경우 모바일 환경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할 것이며, 네이버 독주 판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같은 예측은 벌써부터 가시화 되는 분위기다. 국내의 PC 웹 환경에서는 2%의 시장점유율에 머물던 구글이 모바일 환경에서는 2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 이처럼 디지털이 발달함에 따라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은 공고해 보였던 시장도 곧잘 허물어지는 등 진입장벽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사실 디지털 시대는 진입장벽을 허무는 역사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미디어. 신문과 방송은 설립에 필요한 일정한 기준이 있다. 방송은 전파라는 한정된 자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진입장벽이 높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누구나 쉽게 미디어 사업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새로운 미디어 기반이 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심지어 개인마저도 미디어의 주인이 되는 시대가 됐다. 이른바 1인 미디어인 미니홈페이지나 블로그가 미디어 시장의 새로운 경쟁자가 된 것.

우리나라는 자영업자의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는 이 같은 자영업자의 비율을 더욱 늘리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주 5일제 근무가 정착되고 투 잡이 성행하면서 주말에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는 것. 현재 옥션의 판매회원은 60만명 수준인데, 기타 경매 사이트와 개인 온라인 쇼핑몰까지 합하면 온라인 쇼핑 사업자는 1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그 만큼 사업하기에 수월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 낮은 진입장벽을 무기삼아 시장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것을 일종의 기회, 즉 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것은 점점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 조성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회적 시행착오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 이는 과거의 벤처열풍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벤처기업의 이면에는 실패한 몇 십 배의 벤처기업이 있었다는 것이다.

진입장벽이 낮아졌다고 해서 모든 것이 장밋빛 기회일 수는 없다. 자신만의 차별화된 전략이나 특화된 무기가 없을 경우 시장은 기회가 아니라 레드오션의 가시밭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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