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각국 주재 미국 대사관을 통해 영국 왕실과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갖가지 개인정보 등을 수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공개한 위키리크스의 미 국무부 외교전문에 영국 왕실이나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관련된 정보도 담겨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은 파루크 알-샤라 시리아 외무장관이 지난 2004년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고 다이애나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스코틀랜드 사법당국의 조사에 연루될 것"이며 ”찰스 왕세자가 이슬람권의 지지를 얻고자 이란과 이라크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알-샤라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요르단의 한 관리에 의해 현지 외교관에게 전해져 미 국무부에 보고됐다.
또 터키 주재 미국 대사관 보고에 따르면 2008년 영국과 터키의 외무장관 회담에서 알리 바바칸 터키 외무장관은 데이비드 밀리반드 당시 영국 외무장관에게 앤드루 왕자의 전 부인인 사라 퍼거슨과 거리를 두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언론사 칼럼니스트와 토크쇼 진행자 등으로 활동했던 퍼거슨은 당시 터키 탁아소에서 장애아동을 학대하는 장면을 잠입 취재했으며 이 때문에 터키의 반발을 샀다.
밀리반드 당시 장관은 그러나 "퍼거슨이 이제는 왕실의 일원이 아니며 일반 시민인 퍼거슨의 행동을 통제할 수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미 국무부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정신 건강'에 대해서도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주재 미국 대사관에 전달된 문서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긴장과 불안에 시달리는 감정적 대통령으로 묘사했다.
국무부는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사이의 관계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스트레스 때문에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줄 것을 외교관들에게 주문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