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주요 기업들의 설비투자액이 115조를 넘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책금융공사는 2일 '주요 기업의 2011년도 설비투자 계획'을 통해 "39개 업종 3598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주요 기업들의 내년 설비투자규모가 115조7000억원으로 올해보다 0.9%(1조1000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는 지난 1987년 해당 조사가 국가 필수작성 통계로 지정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주요 기업들의 연간 설비투자규모는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100조원을 넘어선다.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은 0.9%에 불과하지만 올해 35.9%라는 증가폭과 비교한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규모면에선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공사 측의 설명이다.
공사 관계자는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이 낮은 것은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 등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일정 부분 앞당겨 시행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1.5% 증가하고 비제조업은 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제조업 중 전기전자 설비투자 규모는 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5.6% 증가하지만 컴퓨터·사무기기, 전기기계, 가정용기구 등의 업종은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다.
또 화합물·화학제품(28.5%), 기계·장비(13.3%), 음식료품(11.5%), 기타운송장비제조(11.2%) 등의 업종은 투자를 확대할 계획인 반면 석유정제(-18.7%), 비금속광물(-17.1%), 건설(11.6%), 철강(-9.4%) 등의 업종은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다.
대기업(1.7%)과 수출기업(4.0%)은 설비투자를 확대할 계획이지만 중소기업(-2.4%)과 내수기업(-3.9%)은 투자 축소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제조업체들은 설비투자액의 87.9%를 내부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비제조업체들은 내부자금(48.7%)과 회사채 발행(36.2%), 금융권 차입(11.4%) 등으로 자금을 이용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적극적인 내수 진작 정책을 통해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를 유인해야 한다"며 "신재생에너지와 녹색산업과 같이 투자위험이 높지만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에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