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 러시아서 음료전쟁 시동

입력 2010-12-0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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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D 58억달러에 인수...에너지 제외 최대 규모

미국 음료업체인 펩시가 러시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펩시가 러시아 최대 식음료업체인 윔빌단(WBD)을 58억달러(약 6조63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해외 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펩시는 우선 대주주들로부터 WBD 지분 66%를 38억달러에 확보하고, 나머지 지분도 시장에서 사들일 계획이다.

인수 가격은 미 주식예탁증서(ADR)당 33달러로 이는 지난 1일 종가에 38%의 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이다.

에너지를 제외한 러시아 기업 인수 합병(M&A)건 가운데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펩시는 WBD 인수를 통해 러시아에서의 매출이 50억달러로 늘어 현지 업계 최대 기업으로 부상하게 됐다. 펩시 입장에서 러시아는 미국을 제치고 최대 시장이 됐다.

펩시는 러시아 최대 식음료업체 인수를 통해 성장이 유망한 러시아 시장 확대와 동유럽, 중앙아시아 지역에도 본격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인드라 누이 펩시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유제품 시장은 거대하고, 개발되지 않은 부문이 많다”며 “간편한 식음료 사업을 통해 유망한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펩시의 WBD 인수는 오는 2020년까지 계획한 300억달러 규모의 M&A 중 일부다.

펩시는 앞서 2005년 주스메이커인 머튼코를 5억달러에 인수했고 지난해에도 러시아 최대 주스업체인 OAO 레베디안스키를 20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펩시는 “WBD 인수는 기능성 식품 부문의 매출이 현재 연간 100억달러에서 130억달러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며 “오는 2020년까지 300억달러 규모의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펩시콜라’는 1974년 구소련에서 서구 음료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생산된 바 있다.

노무라증권은 “이번 인수로 러시아 식품유통 분야의 M&A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며 러시아 업체에 대한 투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 대형 식품업체인 다농도 올해 러시아 식품 대기업 우니밀크를 인수하는 등 러시아 식품 업계에는 외국 기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크래프트푸즈와 프록터앤갬블(P&G) 등도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펩시가 인수한 WBD는 1992년 설립됐으며 우니밀크와 함께 현지 음료와 유제품 업계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WBD라는 회사명은 윔블던 테니스 대회를 사랑하는 창업자의 애착에서 지어졌다.

WBD는 주스 부문에서는 업계 1위, 유아식 분야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으며, 2009년 매출은 22억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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