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돋보기]“분양가, 아직도 비싸다”

입력 2010-12-06 10:59 수정 2010-12-0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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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분양단지 줄줄이 참패…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도 퇴짜

연말 분양에 나선 단지들의 성적이 신통치 않다. 저마다 저렴한 분양가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수요자들은 “뭐가 싸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입지와 시설, 가격 등 이것저것 따져보고 있는데 결코 싸진 않은 것 같아요. 미분양은 혜택이라도 많은데 여긴 그런 것도 별로 없고...” 최근 A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40대 주부 손모씨의 얘기다.

건설사들은 기존에 분양한 인근 아파트의 분양가보다 5~10% 가량 가격을 낮춘 물량을 선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시세보다 비싼 까닭에 수요자들의 구미를 끌어당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드건설이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공급한 ‘고척 월드메르디앙’은 서울 내 분양단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저조한 청약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한 1~3순위 청약에서 총 180가구 모집에 청약자는 단 7명뿐이었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1300만원대였다.

현대산업개발이 1일부터 청약접수를 시작한 ‘용인성복 아이파크’는 성복지구에 2년 만에 선보이는 아파트인 데다 수요층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124㎡로 구성됐다. 게다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로 이전에 이 지역에 분양한 ‘용인성복 힐스테이트&자이’에 비해 3.3㎡당 100만원 이상 싼 가격에 공급돼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대거 미달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같은 날 청약에 돌입한 한라건설의 경기 화성시 우정면 ‘화성조암 한라비발디’도 저조한 청약경쟁률 속에 순위내 청약을 마감했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670만~680만원대로 입지에 비해 가격이 다소 높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과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경기 회복이 안됐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아직도 건설사가 제시하는 분양가를 높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높은 가격에 선뜻 분양 받았다가는 입주시점에 가서 어찌될지 확신이 안서기 때문에 입지가 정말로 빼어난 지역이 아니면 쉽게 뛰어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분양한 단지들의 청약률이 바닥을 헤매자 이미 분양승인을 마치고 이달로 청약일정을 잡아놓은 건설사들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연말에만 4군데서 분양을 진행 중인 동부건설은 지난달 서울 용산과 역촌 사업장의 분양을 실시했다. ‘용산아스테리움’의 경우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지만, ‘역촌센트레빌’은 47가구 공급분 중 절반이 넘는 25가구가 미달돼 기대치에 못 미쳤다.

이어 연내 서울 흑석과 인천 계양에서도 분양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계양센트레빌’은 1425가구의 대단지로 이 중 1차 715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계양센트레빌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데다 주변시세를 충분히 반영해 가격을 산정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고 보진 않는다”며 “물량이 많은 게 부담요인이긴 하지만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계양센트레빌의 분양가는 3.3㎡당 1050~1060만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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