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재단 설립 당시 최 회장은 “오랜 투병 생활 중에도 따스함을 잃지 않았던 남편의 유지를 받들겠다”며 조 회장의 개인 보유 주식 등 시가 900여억원을 출연해 해운산업 발전과 소아암 등 희귀병 어린이 환자를 돕기 위해 양현재단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 회장은 “남편은 ‘어른도 이렇게 아프고 힘든데 소아암 환자들은 어떻겠느냐’고 늘 말했다”며 “남편의 뜻에 따라 소아암 환자들을 도울 방법을 구상했다”고 전했다. 고 조수호 회장의 유지가 최 회장의 철학이 된 셈이다.
양현재단은 이에 따라 소아암 등 희귀병 환자를 위한 의료지원, 해운 물류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사업 및 학술/연구 지원, 문화 예술 후원 등 다양하고 폭넓은 나눔을 실천하는 한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양현재단은 최근 불교의료봉사단인 ‘반갑다 여우야’에 이동한방진료버스를 전달함으로써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에게 직접 찾아가는 의료서비스에 활용토록 했다.
앞서 최 회장은 전 세계 3000여명의 아이들이 꿈을 모아 ‘희망의 벽’을 세우는 행사에도 자원봉사를 자청하고 나서는 등 조 회장의 더불어 사는 삶의 뜻을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은영 회장은 NK그룹(옛 남경그룹) 최현열 회장과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씨 사이에서 첫째 딸로 태어났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 회장뿐 아니라 농심 신춘호 회장, 일본산사스식품 신선호 회장, 푸르밀 신준호 회장이 최 회장의 외삼촌들이다.
롯데가(家)를 배경으로 최 회장은 일본 성심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한달 만에 조수호 회장과 결혼한 최 회장은 여성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사교적인 성격에 ‘여장부’ 같은 면모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주위사람들은 최 회장이 학창 시절에도 승부근성이 강해 반별 경쟁이라도 생기는 날이면 자신의 반 친구들을 이끌어 각자 팀별 역할 분담을 나눠주며 1등을 했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최 회장은 일본에서의 경험을 벗삼아 그의 두 딸인 조유경 씨와 조유홍 씨를 일본 와세다대 국제학부에 보냈다. 장녀인 조유경씨는 영어와 일어, 스페인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최근 와세다대를 졸업한 후 미국 뉴욕에서 인턴생활을 마친뒤 귀국해 지난달 19일 한진해운 선박 명명식 행사에도 참석했다.
이같은 유경 씨의 행적에 대해 재계 일각에선 최 회장이 조유경씨를 한진해운 경영에 참여시키려는 것이 아니느냐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