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국민기업으로 우뚝 선 타타그룹은 1868년 가문의 시조인 잠세트지 타타가 면화 무역회사를 세우면서 140년간의 영화가 시작됐다.
뿌리깊은 성직자 집안에서 태어난 타타는 당시 인도를 지배하던 영국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인도 시장 개척을 목표로 한 면화사업을 추진했다.
이 같은 경영방식은 당시 세계적으로 불어오던 민족주의 열풍을 타고 타타를 인도의 민족기업으로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타타그룹에 인도 산업계의 전설이자 대부라는 명성이 붙은 것도 이 때부터다.
타타가 국민기업으로 자리잡은데는 면화가 유일한 사업은 아니었다. 타타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안목으로 국가 인프라 산업을 일으켰다. 타타는 인도의 철강, 전기, 서비스업뿐아니라 유통, 금융, 호텔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아시아의 기업으로 거듭났다.
타타그룹의 지배 영역으로 볼 때 인도인들은 타타의 그늘에서 살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민기업’이라는 최고의 명패는 당연한 귀결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그룹이 애착을 갖는 주력 사업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타타그룹 산하에는 타타모터스, 타타케미컬, 타타컨설턴시서비스, 타타파워 등 수 많은 계열사가 있지만 그 중에서 타타스틸은 남다른 입지를 자랑한다.
인도의 최대 철강업체이자 산업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타타스틸은 1, 2차 세계대전, 인도가 중공업 발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1950년대 후반 그리고 1980년대 경제개혁 붐에 힘입어 성장가도를 달렸다.
현재 타타스틸은 인도 시장점유율 13%를 차지하는 타타그룹의 효자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타타스틸은 연 2050만t의 조강생산능력을 갖추며 중국 사강그룹(2050만t)에 이어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타타의 다른 계열사들도 그룹에 중추적 역할을 하기는 마찬가지다. 타타 티(tea)는 세계 2위 차(茶) 브랜드로 영국 홍차 메이커인 테틀리 티를 소유하고 있으며, 타타자동차는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 부문에서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250만원 상당의 세계적인 초저가 자동차 나노의 주인도 바로 타타다. 타타자동차는 지난 2008년 영국 자동차의 상징인 재규어를 인수하며 영국으로부터 받은 역사적 수모를 씻기도 했다.
타타케미컬 역시 업계 세계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는 인도 2위 소프트웨어 업체로 선전하고 있다.
타타그룹은 긴 역사를 이어온 인도의 민족기업이지만 국민기업으로 추앙받는데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타타 가문은 특히 교육기관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타타는 인도인 계몽과 초중등학교 설립에 앞장섰으며 인도판 실리콘밸리인 방갈로르 소재 인도과학원도 이들 가문이 설립했다. 과학원은 창업자인 잠세티 타타가 설립을 추진하고 아들이 완공했다.
타타그룹이 한해에 사용하는 사회복지 기금만 수천만달러. 타타 가문은 100년을 훌쩍 뛰어넘는 그룹의 역사와 함께 환원의 역사도 기록해왔다.
타타 가문과 그룹이 추구해온 ‘상대에 대한 존중’이 사회와 나라로 확대된 셈이다.
물론 이들의 사회 환원 활동은 타타 집안의 성향과 관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창립자 잠세트지 타타가 태어난 집안은 우리나라에서 차라투스트라로 알려진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 조로아스터의 후예였다.
이슬람의 박해를 피해 기원후 10~11세기 인도에 정착한 조로아스터는 인도 정부에 사회 공헌을 약속, 타타 가문을 수천년의 대를 이어 실천하는 기업으로 만들었다.
한편 타타그룹은 최근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연구 및 주거 빌딩 신축 기금으로 5000만달러(558억원)를 기부했다.
이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102년 역사 이래 최대 규모의 해외기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