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하이트 게 섰거라”

입력 2010-12-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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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 대약진…시장점유율 한자리수로 추격

오비맥주의 판매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하이트맥주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2001년 이후 9년 만에 한 자릿대수로 좁히면서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맥주 출하량 기준으로 올 9월말까지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45.72%로 하이트의 54.28%로 두 회사의 차이가 8.56% 포인트 줄어들었다.

2006년 양사의 점유율 격차가 19.46% 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2008년부터 격차를 줄이더니 다시 한자릿수로 회복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주류업 특성상 시장점유율을 1년에 2% 포인트나 올린 것에 대해 오비가 마케팅과 영업을 그만큼 잘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오비맥주의 약진은 대표 브랜드 ‘카스’의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송현석 오비맥주 마케팅 담당 상무는 “오비맥주의 대표브랜드인 ‘카스’의 소비자 선호도가 2008년 1등에 올라선 뒤 제품 자체의 품질 경쟁력,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 신뢰도 등을 토대로 최근 2년여 사이에 경쟁사 제품과의 선호도 격차를 계속 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스의 인기는 올해 5월에 오비맥주가 야심차게 내놓은 ‘카스라이트’의 선전과 맞물려있다. 출시 173일만에 5000만병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고, 월드컵이 낀 여름 성수기인 6∼8월에만 3개월 연속으로 매월 800만상자(500㎖,18병) 넘게 출하했다. 특히 지속적인 마케팅으로 영업망이 취약한 지역에서의 카스 인지도 확대도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송 상무는 “최근에는 영호남 등 오비맥주의 영업망이 취약한 지역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카스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어 판매 증가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하이트맥주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07년 오비와의 시잠점유율 격차를 19%대가 벌렸다가 2008년부터 2008, 2009년을 거치면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오비맥주와의 점유율이 줄어들면서 주가도 52주 신저가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물론 하이트의 반격도 만만치는 않다. 올 8월 출시한 ‘드라이피니시d’는 수도권에서만 판매한지 44일만에 1000만병(330㎖)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드라이피니시d가 수도권 위주로만 유통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 유통이 시작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지금보다 제품 판매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격차에 대한 승부는 내년에 갈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하이트맥주가 진로와의 영업망을 통합하면 상대적으로 약세인 수도권 영업이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하이트맥주의 진로 영업망 활용과 드라이피니시d의 전국 판매가 맞물리는 시기인 내년이 승부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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