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데다 경기지표상 경기둔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9일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12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7월 2.00%의 기준금리를 2.25%로 전격 인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11월에 0.25%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이달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가 94%를 차지했다. 이는 전달의 28%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먼저 경기 회복세가 한 풀 꺾였다. 경제성장률이 1분기 8.1%, 2분기 7.2%, 4분기 4.4%로 하락했다. 10월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4.2% 줄어 22개월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경기선행지수도 10개월째 하락해 경기 둔화의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급등했던 소비자물가가 하락한 점도 금리동결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3.3% 상승해 한은의 중기물가안정 목표의 중심치(3.0%)를 넘었지만 전월(4.1%)에 비해선 오름폭이 줄었다.
또한 유럽재정위기와 중국의 인플레이션,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지정학 리스크 등 국내외 불확실성과 두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건 2007년 7월과 8월 한 번이 유일하다. 한은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 5%까지 금리를 올렸다. 아는 당시 1년간 물가상승률이 3.6%에 달하는 등 고물가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내년 1분기께 인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윤기 소장은 “국내요인만 보면 올리는게 맞지만 대외 불확실성 때문에 못 올릴 것”이라며 “내년에는 물가가 3% 중반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여 1분기부터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