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방세무서장의 수뢰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접대 장소로 유명한 일산신도시 지역의 술집 2곳을 압수수색하면서 고양지역 관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뇌물 의혹 수사와 관련해 지난 8일 오전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A, B 단란주점 2곳을 압수수색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문제의 세무서장이 경기지역에서 조사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억대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이 있는 고급 술집 2곳을 압수수색해 고객 명단을 확보했다.
문제는 이들 고급 술집이 일산신도시에서 손꼽히는 접대장소로, 그동안 기업인은 물론 공무원도 자주 드나들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이 압수한 고객 명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같은 건물 지하와 지상층에 있는 두 단란주점은 일산신도시 개발 당시인 1990년대 초반부터 영업을 해오면서 성장을 거듭해 지역에서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을 만큼 접대 명소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각각 룸이 20여개에 달해 연 매출액이 수백억원에 이르는 등 최근 들어 호황을 구가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고양지역 관가에서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지역 관가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엉뚱하게 불통이 튈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역의 한 공무원은 “두 곳 술집은 일산신도시 개발 초기부터 접대 명소로 잘 알려진 곳”이라며 “경찰이 압수한 자료가 어떤 것인지는 몰라도 해당 술집을 출입했던 사람의 명단이 공개라도 되는 날이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또 다른 공무원은 “지금이야 경기 침체로 출입이 뜸한 편이지만 예전에는 힘있는 공무원들의 단골집이었다”며 “시청은 물론 다른 기관 소속 공무원들도 빈번하게 출입해 접대를 받은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고 귀띔했다.
경찰은 일단 세무서장의 수뢰 의혹을 밝히기 위해 술집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지만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확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