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시위, 임금 가이드라인이 갈등 촉발

입력 2010-12-13 02:27 수정 2010-12-13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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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남동부 치타공 수출가공구역과 수도 다카 등에서 11일부터 이틀째 벌어진 의류업체 노동자들의 폭력시위는 숙련도에 따라 임금인상을 차등화한 정부의 임금 가이드라인을 놓고 의류업체 공장들과 노동자 사이의 의견대립에서 촉발됐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임금 가이드라인을 통해 의류업체 노동자들을 숙련도에 따라 1∼7등급으로 나누고 최저 숙련도 등급인 7등급 노동자(입사 3개월 미만)에 대해서는 월 최저임금을 종전 1662타카(약 2만6800원)에서 3000타카(약 4만8400여원)로 80% 가량 인상토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정부는 숙련도가 높은 1∼6등급 노동자에 대해서는 등급별로 임금을 인상토록 했으나 이를 의무화하지 않고 권고사항으로 제시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개정된 임금 가이드라인을 11월 임금분부터 적용토록 했고 현지 의류업체들이 11월 임금을 12월부터 지급하는 과정에서 노사 분규가 발생했다.

숙련공들은 의류업체들이 7등급 노동자에 대해서는 개정된 임금 가이드라인에 따라 임금을 대폭 인상했지만 권고사항으로 제시된 1∼6등급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임금을 적절하게 올려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시위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시위 사태가 한국 진출업체인 영원무역 공장에서 촉발됐지만 숙련공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한국 업체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전체 의류업체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시위대는 시위 첫날인 11일 오후에만 영원무역 현지 공장에서 시위를 벌였고 이틀째인 12일에는 다른 현지 업체 등에서 시위를 벌였다.

조태영 방글라데시 주재 대사는 “방글라데시 수출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기간산업인 의류업계에는 350여 만명의 근로자들이 종사하고 있어 노사분규가 자주 발생한다”면서 “새로운 임금 가이드라인을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노사분규가 빚어지고 있고 새 정책이 정착되는 동안 어느 정도 진통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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