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계 대형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바젤III' 실시에 앞서 재정상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브래디 두간 CS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내년 수십억달러 규모의 '우발적 자본(contingent capital)'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우발적 자본은 평상시 채권으로 간주되지만 금융위기 때 은행자본으로 전환 가능한 증권을 일컫는다.
이는 CS가 은행 자본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새 기준인 바젤III를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7년부터 CS를 이끌고 있는 두간 CEO는 "투자자들에게 채무를 감당하기 위한 충분한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시키기 위해 '코코(coco)' 채권으로 불리는 우발적 자본을 조만간 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젤III에 따르면 은행들은 오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자본건전성 기준을 단계적으로 적용받게 된다.
현행 4%인 자기자본비율(TierI)은 2019년까지 6%로 높아져야 하고 2%인 핵심 자기자본비율도 4.5%로 상향 조정된다. 보완 자본도 2.5%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CS는 바젤III 요건에 맞지 않는 하이브리드 증권을 대체하기 위해 향후 수년간 300억달러(약 34조2270억원) 규모의 우발적 자본을 발행할 계획이다.
반면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는 가까운 미래에 우발적 자본을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스위스는 은행들이 예상치 못한 손실로 붕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우발적 자본 도입을 지지하는 유일한 국가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