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CJ E&M 부회장은 잘 알다시피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 장남 이맹희씨의 큰 딸이자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누나다.
이 부회장은 서울대 가정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땄다. 귀국 후 1995년 당시 이사였던 이미경 부회장은 CJ그룹의 신사업진출을 총괄하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3억 달러를 투자해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제작자 제프리 카젠버그 등과 함께 다국적 엔터테인먼트 기업 드림웍스를 설립했고 이를 기반으로 영화 사업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 이후 영화제작 및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멀티플렉스체인 CJ CGV가 잇따라 설립됐다.
잠시 도미해 숨을 고른 이 부회장은 2004년 12월 CJ엔터테인먼트(영화 제작·배급업체), CJ CGV(극장사업), CJ미디어(m-net 등 케이블방송국), CJ아메리카(미주판매법인)를 총괄하는 부회장에 임명됐다.
CJ엔터테인먼트는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로 583만명을 동원해 당시 한국영화 최대흥행 기록을 세우고 ‘살인의 추억’을 히트시켰고 이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화려한 휴가’와 ‘해운대’를 히트시켰다. 특히 지난해 ‘해운대’는 관객 수 1100만명으로 국내 최다관객 동원 신기록을 세웠다.
또 종합상영관인 CGV의 성공은 CJ그룹의 영화산업에 날개를 달아 줬다. CGV는 1998년 4월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에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66개 지점에 540여 개 스크린을 갖춘 국내 최대 극장브랜드로 성장했다.
현재 CJ엔터테인먼트, CJ CGV, 엠넷미디어, CJ미디어, CJ헬로비전 등 이 부회장이 이끄는 E&M 사업 부문은 대부분 해당 분야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영수완과 달리 이 부회장의 CJ그룹 내 경영권을 행사할 만큼의 지분은 거의 없다. CJ E&M 부회장이란 직함도 그룹의 결재라인에 있는 공식 직함은 아니다. 비상자상사인 CJ미디어의 주식 24만7500주를 갖고 있는 게 전부이며 지분율은 1.32%에 불과하다.
이재현 회장의 아들 이선호(19)군이 114만1965주(6.11%), 이경후씨가 45만2968주(2.42%)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10대와 20대의 어린 조카들보다도 한참 떨어지는 수치이다.
지난달 16일 CJ그룹은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6개를 오미디어홀딩스에 흡수합병시키고 단일 기업인 CJ E&M을 출범시키기로 하면서 이미경 총괄 부회장의 역할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CJ미디어 지분만 1.32% 보유하고 있어 CJ그룹으로부터의 독립 가능성은 적지만 이번 통합을 통해 미디어 산업분야에서 이 부회장의 입김이 그만큼 커질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식품그룹으로 출발한 CJ그룹이 영화사업을 넘어 방송, 음반,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주도적 역할을 해온 이 부회장의 입지가 다져졌다. 또 이번 통합의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이 지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미 지난 해부터 CJ E&M 센터에 CJ미디어, CJ CGV, 엠넷미디어, CJ엔터테인먼트, CJ인터넷, CJ헬로비전 등 6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계열사를 상암동 'CJ E&M센터'로 이전시키며 한 살림을 차리게 했다.
또 지난 8월부터는 CJ그룹 미디어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계열사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고 시너지 극대화 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1년 중 적게는 3분의 1, 많게는 절반까지 해외 각지를 돌며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 관련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임직원에게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진행 상황을 보고 받기만 하는 경영자는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생기면 관련 임직원과 자정이 넘도록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논의하기 일쑤다. 그가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열정이다. 대신 노력에 따른 보상은 확실하다. 전형적인 ‘미국식 성과중심주의’다. 이 부회장은 힘들게 업무를 끝내고 나면 직원들과도 곧잘 어울린다. 정작 자신은 술을 입에도 못 대면서 고생한 직원들에게 ‘맥주 한잔 하고 들어가자’고 제의해 흥을 돋우는 스타일이라는 게 주위 평가다. 노래방으로 이어지는 2차에서는 그의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감상할 수 있다. 평소 힙합을 즐겨 듣는다는 그의 레퍼토리는 심수봉에서부터 SG워너비까지 다양한 장르를 망라한다.
최근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게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미경 부회장은 정작 이런 찬사를 달가워 하지 않는다. 이 부회장이 바라는 것은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한류 전도사’ 내지는 ‘한류 외교관’이 되는 것이다.
◇이미경 총괄부회장은 누구=이미경 CJ E&M 총괄 부회장은 이병철 고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 이맹희씨의 장녀로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친누나다. 서울대학교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동아시아지역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후단대학교 역사교육학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숙명여대에서 경영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회사 경영참여는 1998년 CJ엔터테인먼트 사업부 이사를 시작으로 상무보, 상무를 지냈고 2005년 CJ엔터테인먼트 부회장, 2006년부터 현재까지 CJ그룹 E&M 총괄 부회장으로 있다.
이 부회장은 2006년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여성상(World Awards)을 수상했다. 세계여성상 위원회는 선정 이유로 ‘이미경 부회장은 CJ엔터테인먼트를 국제적인 브랜드로 키웠을 뿐 아니라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영상 산업을 넘어 인터넷, 케이블 TV 분야까지 진출한 탁월한 비즈니스 리더’라고 밝혔다.
국제적 명성을 쌓고 있는 ‘세계상’은 전 소련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위원회 의장을 게오르그 킨델이 회장을 맡고 있으며 ‘세계상’ 중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보인 여성에게 수여하는 ‘세계여성상’은 여성의 평등 및 자율 증진, 사회적 경제적 차별 철폐를 목적으로 2004년에 만들어졌다. 그동안 오프라 윈프리 등이 수상한 바 있다.
또 2007년에는 한국능률협회 선정 한국의 경영자상을 수상했다. 10여년에 걸쳐 한눈팔지 않고 문화콘텐츠 사업에만 매진해온 그에게 세상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