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의 연방판사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건강보험개혁법 가운데 일부 조항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미국 역사 100년 만에 전 국민의 건강보험 시대를 연 건보개혁법이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이번 판결은 지난 3월 통과된 건보개혁법에 대해 제기된 20여건의 소송 가운데 첫 위헌 판결이다.
앞서 버지니아의 다른 연방지법 판사와 미시간주의 판사 등 2명은 건보개혁법의 내용이 합헌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허드슨 판사는 “개인에 대해 의무적으로 건보상품에 가입토록 한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대법원과 항소법원들의 지금까지의 판결은 헌법상의 상업 관련 조항에 대해 개인이 자신의 자발적인 의사와 관계없이 시장의 상품을 구매하도록 허용하는 식으로 확대 해석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드슨 판사는 지난 2002년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에 의해 판사로 임명됐다.
그는 다만 건보상품에 의무적으로 가입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물리기로 한 조항외 건보개혁법의 나머지 내용 전체에 대해서는 위헌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판결에 불복할 예정이어서 건보개혁법의 내용이 위헌인지 여부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에 맡겨질 전망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위헌 판결을 받은 조항이 2014년까지는 시행되지 않기 때문에 당장 건보개혁법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달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은 건보개혁법 철폐를 우선적인 입법과제로 삼고 있는만큼 건보개혁법을 둘러싼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공화당내 대표적 강경보수주의자인 톰 프라이스(조지아주) 하원의원은 “건보개혁법 가운데 개인의 의무 가입을 가용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면서 “환자 중심의 건강보험을 위한 싸움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건보개혁법 가운데 일부 조항에 대해 위헌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면서 국채시장은 강세로 돌아섰다.
13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6개월 만에 최고치에서 하락했다.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5bp(1bp=0.01%) 하락한 3.28%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재정적자 축소에 따라 국채 발행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W. 프레스프리치앤코의 래리 밀스타인 이사는 “미 국채 가격을 끌어 올린 가장 새로운 재료는 오바마 정부의 건보개혁법에 대한 위헌 판단”이라면서 “향후 10년간 1조달러의 세출이 없으면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줄어 국채 발행이 줄어 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