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가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의 중앙 정부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일본 싱크탱크인 일본종합연구소(JRI)가 최근 분석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6월 ‘지방정부 융자 플랫폼 기업의 관리강화 문제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지방정부 융자 플랫폼 기업’은 지방정부와 관련된 기관이 토지·자금 등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정부가 투자하는 사업의 운영을 담당하는 독립된 기업을 말한다.
세계적 금융 위기 이후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추진할 당시, 이를 담당하기 위해 ‘지방 정부 융자 플랫폼 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설립됐다.
그러나 불충분한 사업 계획과 금융기관의 부실 대출 등으로 인해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부실채권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리스크에 주목, 부실채권화를 막기 위해 ▲채무 정리와 ▲융자 플랫폼 기업의 정리, ▲금융기관의 융자관리 강화, ▲지방 정부에 의한 채무보증 금지 등의 대책을 마련해 지방 정부에 지침을 내려 보냈다.
JRI는 이 지침이 중국 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첫째로 JRI는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에 따른 부동산 수익을 대신할 새로운 수익원으로 각 지역의 산업 육성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쟁력 있는 산업은 세수나 고용 창출,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지역의 지속적인 발전에 공헌한다. JRI 역시 이 점에 주목해 농업이나 에너지 절약·저탄소 경제 분야와 관련, 지방의 산업과 브랜드를 육성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침의 두 번째 긍정적인 효과는 향후 다양한 분야에 대한 투자 프로젝트를 검토할 수 있는 사업 구조와 계약 방식, 자금조달 방법 등의 개념이 보급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는 무모한 투자 프로젝트가 난무했지만 이 지침을 통해 채산성이 떨어지는 프로젝트는 과감하게 버리고 투명성이 높고 사업 지속성이 보장되는 프로젝트에 자금이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 그에 따라 채권 시장의 건전성 확보는 물론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보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JRI는 이 같은 변화가 중국에 다양한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중국 및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