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외에 최소한 한 곳에 또 다른 농축시설을 갖고 있다는 의혹이 미국 국무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필립 크롤리(Philip Crowley)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1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우라늄농축 문제와 관련, "우리는 최근 미 대표단이 본 것(우라늄 농축시설)이 뜬금없이 나오지 않았다(did not come out of thin air)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최소한 다른 한 곳에서 (우라늄 농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반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는 유효한 근심거리(a significant area of concern)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이 북한에 3∼4곳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구체적 답변 대신 이렇게 답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이런 종류의 활동에 대한 우려가 여러 해 동안 명백히 있어 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달 방북해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을 직접 확인하고 돌아온 지그프리트 헤커(Siegfried Hecker)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소장은 영변 시설과는 별개로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을 만들 수 있는 비밀시설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북한의 원심분리기 시설에 대해 “놀랄만큼 현대적(astonishingly modern)”이라고 표현했다.
글린 데이비스(Glyn Davies)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미국대사 역시 지난 2일 IAEA 이사회에서 “북한이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2009년 4월 훨씬 전부터 우라늄 농축작업을 해 왔을 가능성이 크다”며 추가 농축시설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